70년 닫힌 땅도 시민에게…의정부시 ‘개방 혁신’ 박차

입력 2025-06-15 14:29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CRC 개방2주년 행사에서 시민과 함께 걷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가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시정 철학 아래, 시청과 주민센터, 공공시설, 미군 반환공여지까지 닫혀 있던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개방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직후 의정부시는 시청 내 출입통제시스템을 전면 해제하고 현관을 완전히 개방했다.

이는 시민들이 시청에서 느끼던 공간적·심리적 문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시청 본관 로비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담소를 나누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민갤러리’로 탈바꿈했다.

시민갤러리는 기관·단체·개인의 신청을 받아 다양한 전시를 열며, 시청을 시민의 일상과 문화가 스며드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공무원만 사용하던 다목적 이용시설도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 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 등 모두가 체육활동을 즐기는 ‘모두의 운동장’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목적이용시설 내 시민 행사. 의정부시 제공

주민센터 역시 민원 처리 공간을 넘어, 작은도서관과 카페, 전시공간, 어린이 놀이공간 등 주민의 사랑방이자 힐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의정부1동과 신곡1동 주민센터는 주민들이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일상적 공간이 됐다.

의정부시의 공간 개방 혁신 중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70년간 미군 주둔지로 닫혀 있던 캠프 레드클라우드(CRC)다. 시는 2023년 7월 CRC 통과도로를 개통해, 오랜 세월 시민의 발길이 닿지 못했던 공간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줬다.

이 도로는 하루 평균 1만 대의 차량이 이용하며, 통행시간을 63% 단축시키고 연간 7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교통난 해소와 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의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CRC는 경기경제자유구역 후보지로 지정되며, 의정부시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기존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를 살리면서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디자인 클러스터’와 미디어콘텐츠·AI 비즈니스 허브를 조성, 첨단산업과 일자리 창출의 혁신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2027년 경제자유구역 정식 지정을 목표로 개발계획을 본격 추진 중이다.
의정부시청 앞 시민에게 개방된 ‘소풍광장’.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시는 시청 앞 잔디광장을 ‘소풍광장’으로 개방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피크닉과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엘리트 체육인 위주로 운영되던 종합운동장 역시 시민 중심의 레저스포츠타운으로 변화해 야간에도 육상트랙을 개방해 퇴근 후 운동을 즐기려는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주택가의 고질적인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학교, 종교시설, 민간시설의 유휴 주차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부설주차장 개방지원사업’을 추진, 의정부교육지원청 등 5곳 159면의 주차공간을 시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주차장 공유 문화를 확산해 구도심 주차난 해소에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

의정부시는 공간 혁신을 통해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행정문화로 변모하고 있다. 김동근 시장은 매주 현장시장실을 운영하며 시민 곁에서 불편과 고충을 듣고, 공간혁신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행정안전부로부터도 인정받았다.

김동근 시장은 “공간을 열면 마음도 열린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간 공간들이 삶의 품격을 높이고, 도시를 바꾸는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통, 개방, 혁신을 키워드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