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심뇌혈관센터가 문을 열었다. 급성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중증 환자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난 13일 병원동 3층 심뇌혈관센터에서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진료 체계 가동에 들어갔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센터는 부산시, 기장군, 울주군 서생면 주민협의회가 함께 추진한 민관 협력사업의 성과다.
센터는 심장내과, 신경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으로 구성됐으며, 최신 혈관촬영기와 디지털 로봇수술 현미경을 비롯한 첨단 장비를 갖춘 전용 시술실을 운영한다. 병원 내 중환자실 및 수술실과의 접근성도 높아 골든타임 확보에 유리하고, 다학제 협진을 통해 재활까지 연계하는 통합 치료 시스템도 구축됐다.
사업은 2021년부터 추진됐으며, 부산시 1억원, 기장군 32억원, 울주군 서생면 주민협의회 20억원 등 총 53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기장·서생 지역은 기존 권역 심뇌혈관센터와의 거리로 인해 응급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 정치권, 주민, 의료기관이 힘을 모아 센터 설립에 나섰다.
정동만 국회의원(기장)은 “3년 넘게 지자체를 설득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며 조율한 결과물”이라며, “심뇌혈관센터는 공약 이행이자 지역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상생 협력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500병상 규모 확대와 중입자치료센터 개소, 양성자 치료기 도입 등을 통해 동남권 공공의료 역량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센터 개소는 군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라며, “지자체·주민·의료기관·한수원·정치권이 협력한 모범 사례가 전국으로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훈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은 “센터는 주민들의 염원으로 이뤄낸 지역 필수 의료의 상징”이라며, “아직 24시간 대응에는 한계가 있지만, 의료진을 추가 확보해 심뇌혈관 사망률을 낮추고 골든타임 내 시술률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의 심장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5.5명으로 전국 평균(26.1명)을 크게 웃돈다. 기장군은 이번 센터 개소를 계기로 응급치료 거점병원의 역할을 강화하고, 예방 중심 프로그램과 재활 연계 시스템을 통해 사망률과 후유증 감소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