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사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힘써 일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교회가 이 땅에 파종한 복음의 씨앗과 교회사 연구 대중화를 위해 헌신한 수고가 앞으로도 더 큰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제8회 알렌기념상 수상자인 정병준 서울장신대 부총장이 15일 서울 남대문교회(윤장훈 목사)에서 전한 수상 소감이다. 남대문교회는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며 올 알렌기념상 수상자로 정 부총장을 선정하고 이날 시상식을 진행했다.
장로회신학대와 미국 프린스턴신학대학원, 호주 멜버른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정 부총장은 우리나라에 호주 선교부의 한국 선교를 소개하고 한국 장로교 분열사와 에큐메니컬 운동사 등의 분야를 연구한 교회사학자다. 정 부총장은 장로교역사학회와 한국기독교역사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부총장은 “수상을 계기로 알렌 선교사의 위상과 우리 초대 교회사 연구를 더욱 깊이 하는 기회로 삼겠다”면서 “상금은 신학생 장학금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알렌기념상 상금은 1000만원이다.
알렌기념상은 우리나라에 최초의 서양식 병원을 세운 뒤 이를 통해 19세기 말 초기 선교의 기반을 닦았던 알렌 선교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8년 제정했다.
그동안 박형우 전 연세대 의대 동은의학박물관장,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임희국 전 장로회신학대 교수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등 한국 교회 역사 발굴과 저변 확대에 기여한 인물과 단체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남대문교회는 이날 설립자인 호러스 N 알렌(1858~1932) 선교사가 첫 공식 주일예배를 드린 것도 함께 기념했다. 교회는 알렌 선교사 부부가 1885년 6월 21일 저녁 존 헤론 선교사 부부와 함께 자신의 집에서 공식 주일예배를 드린 걸 기념하고 있다.
‘이른 열매’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한 윤장훈 목사는 “잎사귀는 있으나 이른 열매를 맺지 못하는 예루살렘 성전의 모습을 우리가 알고 있다”면서 “혹시 이런 모습이 지금의 한국교회에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알렌 선교사가 우리나라에서 첫 공식예배를 드린 걸 기념하는 주일인데 우리 남대문 공동체가 생명력 넘치는 예배를 통해 풍성한 복음의 열매를 맺자”고 권했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