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년생, 한국 나이로 불과 고등학교 2학년인 ‘원더08’ 고원재(젠지)가 데뷔 첫 해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 ‘우승’이란 두 글자를 각인하며 훨훨 날았다.
고원재는 14일 서울 송파구 DN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5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 스프링 결승전에서 ‘오펠’ 강준호(T1)를 세트 스코어 3대 2로 격파했다.
FSL은 넥슨이 프랜차이즈 리그를 표방하며 올해 처음 론칭한 대회다. ‘ek 리그 챔피언십’을 대체하는 이 대회는 총상금 10억원 규모로 T1, 젠지, KT 등 8개 팀이 각각 4명의 선수를 파견해 총 32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올해 프로 데뷔한 고원재는 FSL 팀 배틀, FC 프로 마스터즈에 이어 FSL까지 제패하며 ‘출전 대회 우승 확률 100%’의 믿기 힘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로열 로더’라는 타이틀을 넘어 이미 역대 최강 선수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고원재는 이번 우승으로 개인 상금 5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아울러 소속팀인 젠지에 2억 4000만원의 상금을 안겼다.
준우승한 강준호는 개인 상금 2500만원과 팀 상금 1억 4000만원을 수여받는다.
강준호는 2019년 데뷔 후 꾸준히 폼을 유지하며 지금까지 경쟁력을 이어온 베테랑 프로게이머다. 짜임새 있는 전술과 공수 밸런스가 강점이다. 하지만 ‘원더 키드’ 고원재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전 유저 승부예측부터 71:29로 고원재의 승리를 예측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노련한 강준호는 만만치 않았다. 풀세트 접전까지 끌고가며 우승 시나리오는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다.
첫 매치에서 연장 접전 끝에 4대 3으로 고원재가 이겼지만 다음 세트에선 강준호가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가져갔다.
3세트에서 고원재의 공격력이 폭발하며 4골을 몰아쳤지만 강준호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4세트에서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무대 경험이 적은 고원재는 흔들릴 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제 플레이를 했다. 마지막 세트에서 치열한 중원 싸움이 이어진 가운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3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강준호가 2골을 넣으며 따라붙었지만 경기 휘슬은 90분을 넘길 수 없었다. 결국 리드를 지킨 고원재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