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방향에 성도들이 함께 가는 모습, 목회자를 존중하며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대만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한국교회의 성장 동력과 뜨거운 영성을 배우기 위해 부산을 찾은 대만 목회자들의 공통된 고백이다.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세계교회성장연구원(총재 이영훈 목사) 주최로 대만 목회자 45명이 부산의 주요 교회를 탐방했다. 순복음금정교회(김형근 목사)가 후원한 이번 탐방에서 대만 참가자들은 한국교회의 역동성과 헌신적인 리더십에 감명을 받으며 목회의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품었다.
호산나교회 ‘체계적 시스템’에서 미래를 보다
탐방 첫날인 10일 오전 일행은 호산나교회(유진소 목사)를 방문해 배움의 여정을 시작했다. 이들을 맞이한 서동의 호산나교회 총괄 부목사와 장두홍 행정 목사는 LED 스크린을 활용해 예배의 흐름을 소개하고 교회의 역사와 ‘제자훈련’이라는 핵심 비전을 설명했다.
특히 체계적인 시스템은 대만 목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쩐홍은(48) 대만 신생명교회 목사는 “연령별로 세분화된 훈련 과정이 매우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훈련 과정의 면담 및 기관 협력 사례 등은 대만 현지 교회에 바로 적용하고 싶은 소중한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목회자는 “예배 시작 전 찬양 뮤직비디오를 통해 마음을 준비시키는 미디어 활용 방식이 매우 신선했다. 대만 교회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으로 예배에 더 깊이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감탄했다.
순복음금정교회, ‘목회자의 헌신’에 감동의 눈물
두 번째 탐방 교회는 순복음금정교회였다. 참가자들은 대강당에서 찬양과 기도로 예배를 드렸고 이후 담임 김형근 목사가 순복음금정교회의 역사와 기적 같은 부흥의 순간들을 간증했다. 김 목사는 이어 ‘뉴노멀 시대의 영성과 예배 사역’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김 목사는 단순히 이론을 넘어 교회가 겪어온 부흥의 역사와 4대에 걸친 담임목사들의 헌신적인 사역 이야기를 진솔하게 나눴다.
특히 자신의 일생을 온전히 교회와 하나님 나라 사역에 바친 선대 목회자들의 이야기는 대만 목회자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줬다. 대만의 한 목회자는 “교회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신 네 분 담임목사님 이야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한평생 목회자로서의 사명을 붙들고 교회를 위해 헌신하신 이야기를 들으며 저 자신이 목회자로서의 사명과 사역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엄청난 도전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행사를 후원하며 대만 목회자들을 섬긴 김형근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이 귀한 사역을 섬길 수 있어 감사하다”며 “한국교회가 경험한 부흥의 은혜를 이제는 세계 교회와 나누어야 할 때다. 이번 방문이 대만 현지 목회 환경 속에서 현실적인 통찰로 이어지고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역이 단발적인 방문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교류와 성령 안에서의 진정한 연합으로 이어져 아시아 교회가 함께 동역하는 발판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포도원교회 ‘소통과 비전’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하다
부산 방문 나흘째 포도원교회를 방문한 일행은 담임 김문훈 목사의 따뜻하고 유머 넘치는 환대 속에 웃음꽃을 피웠다. 김 목사는 자신이 포도원교회에 부임하게 된 과정부터 기적적인 부흥을 이루기까지의 여정을 특유의 쉬운 화법으로 풀어내며 ‘하나님 중심, 교회 중심, 말씀 중심’이라는 명확한 목회 비전을 힘주어 강조했다.
그의 소통 방식과 비전에 대만 목회자들은 매료됐다. 대만 담강교회 쩡훼이메이(53) 사모는 “큰 교회임에도 담임목사님이 직접 나오셔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맞아주시고 교회의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탐방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목회자의 리더십을 향한 성도들의 존중과 신뢰”라며 “대만에서는 이미 익숙한 시스템대로 교회가 돌아가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교회는 목회자의 비전을 따라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움직이며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이 정말 놀라웠다. 우리가 가장 크게 배워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 사역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과 다음세대의 헌신적인 모습 또한 대만 교회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며 배움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번 탐방은 호산나교회의 체계적인 제자훈련 시스템, 순복음금정교회의 헌신, 포도원교회의 비전 그리고 마지막 날 한국의 금요철야예배로 유명한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의 뜨거운 예배 참석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열정적 기도와 찬양 속에서 성령의 강한 임재를 체험한 대만 목회자들의 얼굴에는 새로운 부흥을 향한 기대와 결단이 가득했다.
김형근 목사는 “이번 대만 목회자들의 방문은 단순한 견학을 넘어 아시아 교회의 동반 성장을 위한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소중한 교류의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