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2025 MSI에 진출했다. 동시에 두 개의 응어리도 풀었다.
젠지는 13일 부산 동래구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지역 대표 선발전(로드 투 MSI) 3라운드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3대 2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LCK 1시드 자격으로 MSI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날 승리는 젠지에 단순히 캐나다행 티켓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우선 한화생명에 지난해 LCK 서머 시즌과 LCK컵 결승전 패배를 복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결승 무대에서 같은 상대에게 연이어 2대 3으로 석패한 바 있다. 이날 같은 스코어로 복수에 성공하면서 한화생명 상대로 결승급 무대에서 약했던 점을 지워냈다.
LCK 호랑이의 묫자리였던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승리를 거둔 것도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 젠지는 2023년 이곳에서 중국 비리비리 게이밍(BLG)에 패배, LoL 월드 챔피언십 8강에서 탈락한 바 있다. 당시 KT 롤스터와 징동 게이밍(JDG) 소속이었던 ‘기인’ 김기인, ‘룰러’ 박재혁도 이곳에서 월즈 여정을 마치기는 마찬가지였다. 2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위기를 맞았지만 이번엔 견디고 이겨냈다.
하지만 이날 5번의 세트 내내 맹활약을 펼쳐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M)로 선정된 ‘쵸비’ 정지훈은 이러한 악연들을 끊어낸 데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한화생명이 5세트에 강하다고 해서) 부담감은 없었다. 잘하면 이기고, 못하면 지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결승전 패배의 복수에도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이번에 이겼다고 해서 특별한 승리로 여기지는 않는다. 만약에 졌더라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엔 못해서 졌다. 다음에 잘해서 이기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