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패승승승’ 젠지, 한화생명 잡고 MSI 진출

입력 2025-06-13 22:00
LCK 제공

젠지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연속 제패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젠지는 13일 부산 동래구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지역 대표 선발전(로드 투 MSI) 3라운드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세트스코어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짜릿한 ‘패패승승승’으로 지역 1시드 자격을 획득, 이달 말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2025 MSI 진출을 확정했다.

정규 시즌 1·2라운드를 18전 전승으로 마친 바 있는 젠지는 플레이오프격인 이날 다전제 경기까지도 잡아내면서 봄의 예기를 이어나갔다. 지난해 MSI 우승팀이기도 한 젠지는 이로써 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아울러 2023년부터 3년 연속으로 대회 참가를 확정지었다.

한화생명은 2018년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 한화생명으로 재창단한 뒤 처음으로 MSI 진출을 확정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이제 오는 15일, T1 또는 KT 롤스터와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을 놓고 로드 투 MSI 최종장이자 5라운드 대결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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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전차의 선제공격

정규 시즌 1·2위 팀들 간의 맞대결답게 장군멍군, 양 팀은 첫 세트부터 50분 가까이 피를 튀기는 혈전을 펼쳤다. 게임 초반 바텀 라인전에서 완승한 한화생명이 먼저 앞서나갔지만, 젠지도 드래곤과 아타칸, 내셔 남작 전투에서 연이어 이기면서 게임을 역전시켰다.

젠지가 42분경 두 번째 내셔 남작 버프를 챙기면서 게임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한화생명의 수비력도 만만찮았다. 상대의 무리한 공성을 받아쳐 더 중요한 버프인 장로 드래곤의 영혼을 얻어냈다. 이들은 덕분에 눈엣가시 같았던 ‘쵸비’ 정지훈(탈리야)을 잡아냈다. 이후 버프 효과가 끝나기 전에 상대를 모두 쓰러트려 재역전승에 성공했다.

한 번 기세를 탄 한화생명의 전진을 막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한화생명은 2세트를 33분 만에 킬 스코어 20대 5로 마무리하면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인베이드 단계부터 꼼꼼한 와드 설치로 퍼스트 블러드를 따내며 상쾌하게 시작한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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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반격

젠지가 3세트에서 한 차례 반격에 성공했다. 이번엔 라인전 단계부터 골드 차이를 벌린 게 승인이 됐다. 정지훈(오로라)이 상대의 노림수를 아슬아슬하게 흘리면서 팀원들의 성장 시간을 벌어준 것도 주효했다. 젠지는 28분 만에 킬 스코어 25대 10으로 앞선 세트 완패를 복수했다.

젠지는 4세트에서 조커 픽 트위스티드 페이트와 리 신을 꺼내들어 기어코 세트스코어를 동점으로 되돌렸다. 17분 만에 드래곤 3스택을 쌓으면서 게임의 템포를 높이는 등, 자신들이 설계했던 대로 게임을 풀어나갔다. 승부가 갈린 것은 32분경. 한화생명이 내셔 남작 둥지에 배수의 진을 치자 젠지가 ‘캐니언’ 김건부(리 신)의 ‘인섹 킥’을 신호탄 삼아 상대를 쓰러트렸다.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이긴 것 역시 젠지였다. 초반 드래곤 스택 3개를 연달아 쌓으면서 여유 있게 운영 모드에 돌입할 수 있게 된 게 이들의 믿을 구석이었다. 29분경 드래곤을 상대에게 내줬지만, 대신 내셔 남작을 사냥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젠지는 내셔 남작 버프를 이용해 상대의 라인 3개를 전부 공략했다. 탑 근처 정글 지역에서 한화생명의 마지막 이니시에이팅을 받아쳤다. 상대의 포지션이 붕괴된 틈을 타 ‘룰러’ 박재혁(루시안)이 백도어를 시도했다. 우왕좌왕하는 상대를 천천히 쓰러트린 이들은 그대로 넥서스를 부수면서 MSI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부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