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훈련 비행을 하던 중 추락한 해군 해상초계기 음성녹음저장장치가 복구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음성녹음저장장치는 항공기 조종사들의 기내 통화 내용이 자동으로 저장되는 것으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다.
해군은 “해상초계기 민·관·군 합동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기에서 회수한 음성녹음저장장치 분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민간 전문업체에 복구를 의뢰했으나, 손상돼 복구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다만 해군은 “합동사고조사위원회는 음성녹음저장장치 복구 여부와 별도로 기체 잔해와 사고장면 영상, 레이더 항적 및 통신 등 관제기록, 기체 정비 이력, 관련자 및 목격자 조사 등을 바탕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포항경주공항 일대에서 이착륙 훈련 중이던 사고기는 이륙 6분 만인 오후 1시49분쯤 기지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정조종사 박진우 중령과 부조종사 이태훈 소령, 전술사 윤동규 상사, 전술사 강신원 상사 등 4명이 순직했다.
사고기와 관제탑 간 마지막 교신은 추락 사고 1분 전에 이뤄졌지만, 훈련에 관한 소통만 있었을 뿐 특이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개된 사고 당시 영상 등을 감안해 기체결함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사고기는 2010년 도입된 노후기로, 2030년 도태 예정이었다고 한다.
통상 부품 교체와 정비 등을 거친 P-3 기종의 평균 운용 수명은 20~30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의 마지막 창정비는 2021년 2월 25일부터 8월 23일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