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진수식 도중 좌초한 신형 5000t급 구축함을 수리를 마무리하고 진수식을 개최했다. 사고 23일 만이다. 일부 외부 무장이 파손된 채 진수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제대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군 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이 12일에 라진조선소에서 진행됐다”고 13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딸 주애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두주일여만에 함을 안전하게 세우고 물에 띄웠으며 오늘은 이렇게 계획한 바대로 당 중앙전원회의를 앞두고 완전한 복구를 결속지었다”고 말했다.
구축함은 5000t급으로, 함명은 ‘강건호’로 명명됐다. 강건은 일제 강점기 때 만주에서 항일무장투쟁을 한 인물이다. 정권 수립 후 초대 인민군 총참모장 겸 민족보위성 부상을 지냈고 6·25전쟁 때 전사했다.
김 위원장은 해군력 강화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계속하여 이와 동일한 급 또는 그 이상급의 구축함들을 매해 두척씩 무어(묶어) 해군에 취역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대화의 손짓을 보낸 상황임에도 “최근 미국과 추종국가 군대의 도발적 흉심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으며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수는 분명히 위험 한계를 훨씬 넘어섰다”며 “우리는 침략적인 상대에 대하여 비등된 힘으로써 매사 반사적으로 반응할 것이며 압도적인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청진조선소 현대화직장 제관1작업반장 조금혁이 순직했다”며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유가족에게 ‘사회주의애국희생증’ 수여를 약속했다.
하지만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인양 과정에서 외부가 파손돼 복구된 흔적이 남아 있다. 또 1번함 ‘최현호’에 있던 북한판 대함 스파이크 미사일은 탑재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대함 미사일 발사대 등 진수식 사고에 따른 파손으로 일부 장비를 탑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수한 듯하다”면서 “드라이독에서 외부만 급조 복구 후 진수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