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고 계엄군과 시민이 패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묘사해 논란이 된 ‘광주 런닝맨’이 전 세계에서 이용 불가 조처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5·18기념재단,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조해 글로벌 게임 PC 플랫폼 ‘스팀’의 운영사인 벨브 코퍼리에션과의 협의 끝에 광주 런닝맨을 삭제 조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게임은 지난 3월 게임산업법 위반을 이유로 국내에서는 차단됐으나 해외에서는 버젓이 서비스됐다. 이에 게임위는 이달 초 스팀 운영사인 벨브에 광주 런닝맨의 해외 유통 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문제가 된 광주 런닝맨은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시민들을 흉악범과 폭력단으로 묘사, 계엄군의 폭력 행사가 정당한 행위인 것처럼 설계돼 논란을 빚었다.
업계에선 이 게임의 제작자를 중국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주 런닝맨은 2008년 제작된 ‘마운트 앤 블레이드: 워밴드’라는 게임의 모드(mod·게임 내용을 수정하는 개조 파일)에 해당하는데, 이 모드 업로더의 스팀 프로필에서 중국어 간체자로 쓰인 게임 리뷰가 다수 확인됐기 때문이다.
게임위는 지난해에도 5·18을 왜곡, 폄훼한 로블록스 내 유통 게임인 ‘그날의 광주’를 5·18기념재단과 함께 차단·삭제한 바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벨브에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5·18 민주화운동이 중요한 역사적 사건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면서 “앞으로도 해외 게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해 관련 전문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