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홈플러스 M&A 위해 보통주 2.5兆 무상 소각할 것”

입력 2025-06-13 11:39 수정 2025-06-13 11:40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가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이 이뤄진다면 보유 중인 2조5000억원 규모 홈플러스 보통주를 무상소각 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청산가치가 계속 기업가치보다 더 높다는 회계법인의 평가가 나오며 회생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면서 회생계획 인가 전 새 주인을 찾는 것이 홈플러스를 존속시키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13일 홈플러스 소유주인 사모펀드 MBK는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는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높지만 최근 영업실적이 우수하지 못해 청산가치가 계속 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왔다”며 “청산을 피하고 회생을 계속할 수 있는 ‘인가 전 M&A’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가 전 M&A는 구주를 매각하는 통상적인 M&A와는 달리 신주를 발행해 새로운 인수인이 대주주가 되는 구조다. MBK는 이 경우 보유 중인 2조5000억원 규모의 보통주를 무상소각하겠다고 밝혔다. MBK는 “경영권을 비롯 모든 권리를 내려 놓고 아무런 대가 없이 새로운 매수자의 홈플러스 인수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MBK는 “인가 전 M&A가 이뤄지면 홈플러스는 인수인으로부터 유입된 자금을 활용해 회생채권 등을 변제하고 대폭 부채가 감축된 상태로 정상회사로 경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선 사례로는 대한통운과 팬오션 대한해운 쌍용자동차 이스타항공 팬택 등의 사례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MBK가 실질적인 투자를 우선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A 실패는 곧바로 청산”이라며 “M&A는 10만 명의 생존권을 걸고 벌이는 도박이고 먹튀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MBK의 자구노력이고 직접투자다”라며 “고용안정과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을 위한 실질적인 투자를 우선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