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전 세계에서 창업하기 좋은 도시 8위에 올랐다.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한 것으로, 2년 연속 톱10에 들었다. 서울은 자금 조달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일본 도쿄(11위), 싱가포르(9위), 프랑스 파리(12위) 등 주요 도시를 앞질렀다.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스타트업 지놈’은 12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글로벌 창업생태계 보고서 2025’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100개국 300개 도시를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조사해 평가한 결과다. 스타트업 지놈은 2012년 이후 매년 전 세계 도시들의 창업 생태계를 평가한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은 2020년 20위, 2021년 16위를 기록하다 2022년 10위로 글로벌 창업 도시 톱10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국내 투자 시장이 위축돼 2023년 12위로 밀렸으나 지난해 9위로 반등했다. 올해 8위로 역대 최고 순위를 갱신했다.
서울은 올해 6개 평가 항목 중 지식 축적(10점), 자금 조달(10점), 활동성(9점), 시장 진출(9점), 인재 양성(9점) 등 5개에서 10점 만점에 9점 이상을 획득했다. 특히 시장 진출 점수가 2023년 1점, 지난해 7점, 올해 9점으로 오르며 서울의 순위 상승을 견인했다. 5000만 달러 이상 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지난 평가 대비 4% 증가해 시장 진출 점수를 높였다. 다른 상위 40개 도시의 경우 엑시트한 스타트업이 31% 감소했다.
지식 축적과 자금 조달은 만점을 기록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서울시가 9060억원에 달하는 서울형 R&D 예산을 투입해 연구·개발 4018건을 돕고, 3조6000억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해 1538개사에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신설된 AI 전환 항목의 경우 3점을 받았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와 같이 자체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핵심 사업 모델로 삼는 스타트업이 서울에 많지 않아 낮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글로벌 창업생태계 1위는 미국 실리콘밸리였다. 미국 뉴욕(2위), 영국 런던(3위), 이스라엘 텔아비브(4위)가 뒤를 이었다. 10위권 내 아시아 도시는 중국 베이징(5위)과 서울(8위), 싱가포르(9위)뿐이었다.
주용태 시 경제실장은 “2030년까지 서울을 글로벌 톱5 창업 도시로 성장시키고, 유니콘 기업 50개를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