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 이다연(27·메디힐)이 통산 네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향한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다연은 12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버디 6개를 솎아내 5언더파 67타를 쳐 3위에 자리했다.
작년 신인왕 유현조(20·삼천리)가 보기 1개에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7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친 유지나(23·신협)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다연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8승을 거두고 있다. 그 중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2019년 한국여자오픈을 비롯해 한화 클래식, KLPGA 챔피언십이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만 우승 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이다연은 투어 데뷔 이후 잦은 부상으로 부침이 심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면서 ‘오뚜기’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겨울 전지 훈련에서 발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치료를 마치고 복귀하면 이번엔 시즌 중에 손목과 발목을 다쳐 1년8개월간 투어를 떠나 있기도 했다.
작년에는 시즌 내내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샷 연습은 말할 것도 없고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그러면서도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당연히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기대한 성적이 나올 턱이 없었다. 상금랭킹 46위로 겨우 시즌을 마친 이다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허리 통증을 잡는 데 주력했다. 허리 근육에 미세한 상처가 났던 걸 찾아내 치료를 마쳤고 시즌을 준비했다.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에는 초반에 교통사고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승용차 추돌사고로 경추 쪽에 충격을 받은 것. 그 후유증으로 기권과 컷 탈락이 이어졌다. 지난 7일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컷 탈락까지 8개 대회에서 5차례 컷 탈락하고, 한 차례 기권이 있었다.
그런 그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첫날 당당히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이다연은 1라운드는 스코어는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교통사고 후유증은 벗어났고 아픈 데도 없다. 샷 감각도 많이 올라왔다”면서 “다만 지난 대회까지 퍼팅 감각이 올라오지 않아 힘들었다. 지난 대회 컷 탈락한 뒤에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퍼팅 연습을 많이 했던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6년만의 타이틀 탈환에 대해 이다연은 “우승 생각은 아직 나지 않는다. 부담이나 욕심 없이 (버디) 찬스가 오면 잡고 위기는 잘 막는 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샷을 좀 자신 있게 치고 싶다. 그동안 생각한 대로 샷을 하면 되는데 이렇게 쳐도 되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경우 많았다. 지금 치는 샷에만 집중하겠다”며 “야디지북에 그래서 ‘심플한 게 가장 좋다’라고 적어놨다”고 환하게 웃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