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통일교 간부로부터 ‘청탁용 선물’을 받아 김건희 여사에게 건넸다는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65)씨를 12일 소환해 조사했다. 김 여사 특검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는 전씨를 이날 오전 10시부터 소환해 오후 8시50분까지 11시간여에 걸쳐 조사했다. 전씨를 소환 조사한 것은 제21대 대선 이후 이번이 2번째다.
검찰은 전씨가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김 여사 선물 명목의 초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받아 전달한 뒤 김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청탁 개입 정황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물 증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어 전씨를 상대로 청탁용 선물의 행방을 재차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해당 물품을 받기는 했지만 잃어버렸다는 취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검찰은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전씨에게 2022년 김 여사에게 문자로 본인이 추천한 인사가 기용되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나타낸 정황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은 “해당 문자를 받은 전화는 김 여사 명의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전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근거로 각종 인사·이권에 개입하며 청탁을 매개한 것이 아닌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전씨가 2022년 윤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 네트워크본부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며 정부 고위공무원이나 경찰 등 각종 인사에 개입한 정황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