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장로교 이자익 목사의 삶이 그의 친필 일기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자익목사기념사업회(이사장 문성모 목사)는 11일 대전 오정교회(홍순영 목사)에서 ‘이자익 목사 일기 출판 감사 예배’를 드렸다.
이자익 목사(1879~1958)는 12세 고아가 돼 마부로 활동하다 그의 나이 23세 때 루이스 B 테이트(최의덕·1862~1929) 선교사를 만나 예수를 믿게 됐다. 이자익 목사는 노회장을 다섯 번, 분열되기 전 장로교단의 총회장을 세 번 지낸 경력이 있다. 또한 대전신학교 초대 교장, 대전 오정교회 초대목사, 김제 금산교회 2대 목사였다는 점 등 목회자로서 그가 가진 수식어가 화려하다.
책의 저자인 문성모 목사는 “대전신학교(현 대전신학대)의 초대 교장이었던 이자익 목사 기념 사료관을 만들며 기증품을 받았고 그중 하나가 그가 1929년 작성한 친필 일기였다”며 “이자익 목사는 당시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인물이었고 지금 어느정도 알려졌지만 아직도 그가 한국교회사에서 남긴 업적은 아직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목사는 국한문 혼용체에 손글씨로 작성된 이자익 목사의 일기를 현대어로 풀어쓰고 일기에 등장하는 지명, 교회 이름, 성도 이름 등에 각주를 달았다. 이 작업은 꼬박 1년여가 걸렸다고 했다. 문 목사는 “이자익 목사의 일기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그의 일생 전체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었다”며 “그의 후손을 직접 만나 검증받고 한문 해석에 뛰어나신 문정일 목원대 명예교수의 도움도 받았다”고 전했다.
김흥수 목원대 명예교수는 이날 ‘이자익 목사 일기’에 대한 서평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일기를 보면 이자익 목사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창 지역 전역을 누비며 성경 공부, 설교, 심방을 했던 이야기가 담겼다”며 “그가 섬겼던 교회와 목회자 이름 등은 거창 지역 교회사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1차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교회사에 있어 이자익 목사가 과소평가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600페이지가 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100년사(한국장로교출판사)’에서 조차 이자익 목사의 언급은 1회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이자익 목사의 설교 중 한 구절을 인용한 문장”이라며 “이자익 목사의 거창선교 100주년을 기념해 간행한 해제본은 앞으로 그의 공적을 재조명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목사는 이자익 목사의 후손인 이규석 목사에게 그의 일기 해제본인 ‘이자익 목사 일기’를 전달했다. 이규석 목사는 “이자익 목사를 기억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돼 감사하다”고 했다.
대전=글·사진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