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는 12일 포항 촉발지진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시민들과 함께 극복 방안을 고민하는 ‘포항지진 대시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전문가와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 촉발지진의 법적 대응 상황을 공유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공론의 장으로 마련됐다.
공봉학 공동소송단 대표 변호사의 포항촉발지진 소송 개요와 경과 추진 상황 설명에 이어 이진한 고려대 교수는 과학자의 관점에서 지열발전사업 추진 과정의 중대한 과실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진을 촉발한 원인으로 주입정과 생산정 두 시추공을 무리하게 수리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초고압 물 주입을 시도한 것을 꼽았다. 또 지진자료 등 과학적 자료의 관리 및 분석이 미비했고 2017년 4월 15일 규모 3.1 지진 이후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진희 포스텍 교수는 ‘지진 재난과 포항 시민의 자아 불확실성’을 주제로, 재난 이후 남겨진 피해 시민들의 불안, 고통, 소외감, 차별, 자존감 훼손 등의 고통과 상처를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풀어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국운 한동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법률, 심리, 지역사회 문제를 폭넓게 짚었다.
백강훈 포항시의원은 토론자로 참여해 항소심 판결의 쟁점과 소송 과정의 문제점,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항소심 판결에 대해 “정부 입장만 대변하는 편파 판결”이라고 반발하며 “지진 피해자들이 엄청난 실망감과 억울함을 느끼고 있는 만큼 대법원에서는 반드시 정의로운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항소심 판결 이후 시민들이 느낀 충격과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시민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합당한 배상 판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방안을 동원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