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 2방’이형준, 한일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첫날 선두…“고질병 ‘크로스탑’ 뜯어 고치고 전성기 샷 되찾았다”

입력 2025-06-12 14:56 수정 2025-06-12 15:13
12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CC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9타를 몰아쳐 통산 7승을 향한 쾌조의 출발을 한 이형준이 11번 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KPGA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이 병법은 골프에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본인의 스윙에 대한 확신이 크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반대다. 그것은 주말 골퍼, 프로 골퍼를 불문한 만고 불변의 진리다.

이형준(33·웰컴저축은행)은 그 후자였다. 2012년에 투어에 데뷔한 이형준은 KPGA투어 통산 6승을 거두고 있으나 2022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7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SK텔레콤 오픈 공동 3위가 유일한 ‘톱10’이다.

그런 이형준이 통산 7번째 우승을 향한 쾌조의 출발을 했다. 그것도 한일 대항전 성격으로 치러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3억 원)에서다.

12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CC(파72)에서 치러진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이형준은 보기없이 이글 2방과 버디 5개를 골라 잡아 9언더파 63타를 쳤다. 오전조로 출발한 선수 중에서는 가장 상위에 자리했다.

비록 대회 첫날이지만 전성기 때 모습을 되찾은 것은 자신의 샷에 대한 냉철한 점검에서 비롯됐다. 그는 라운드를 마친 뒤 “부진이 길어지면서 샷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했다”라며 “그 결과 드라이버는 작년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이형준이 점검을 통해 스윙을 교정한 솔루션은 ‘크로스 탑’을 뜯어 고친 것이었다. 그는 “아웃인으로 깎아치는 원래 스윙을 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크로스 탑이었다”라며 “그걸 모르고 깎이는 줄 알고 스윙해서 미스샷이 많이 나왔다”고 그간 부진의 원인을 설명했다.

그 시기에 그는 볼 위치를 바꿔 가며 셋업을 했다. 컨디션에 따른 일종의 임시방편이었다. 이형준은 “크로스 탑을 뜯어 고치자고 마음 먹고 교정하느라 고생 많이 했다”라며 “2017~2018년 시즌이 전성기였는데 그 때의 스윙을 많이 되찾았다”고 했다.

그 노력은 이날 2개의 이글로 이어졌다. 10번 홀(파4)에서 출발한 이형준은 531야드로 세팅된 11번 홀(파5)에서 첫 번째 이글을 잡았다. 핀까지 207야드 가량 남긴 러프 지역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샷을 홀 6m 지점에 떨궈 원 퍼트로 마무리했다.

이형준은 “원래는 5번 거리지만 플라이를 계산한 클럽 선택이 주효했다”며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내리막 훅라인이었지만 다행히도 원퍼트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글은 전장 570야드의 6번 홀(파5)에서 나왔다. 핀까지 185야드를 남긴 지점서 7번 아이어으로 친 두 번째샷을 홀 1m 지점에 보내 또 다시 2타를 줄였다.

그동안 괴롭혔던 퍼트감이 돌아온 것도 이날 선두에 오른 원동력이다. 이형준이 1라운드에서 잡은 퍼트수는 23개였다. 그는 “그동안 퍼트가 잘 안됐다. 그래서 작년에 브룸 스틱 등 다양한 타입의 퍼터를 사용했지만 별반 효과가 없었다”라며 “그래서 올해 다시 처음 썼던 퍼터를 들고 나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샷감은 전성기 때 70% 가량 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특히 100~120m 거리의 정확도가 아직은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이형준은 “전성기 때는 겁없이 쳤던 거리다. 조금은 나아 졌지만 아직도 많이 어색하다”라며 “쇼트 게임도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뜯어 고쳐야 하는 부문이 아직도 많다. 남은 사흘간 오늘과 같은 감만 유지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안산(경기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