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박이 주전은 옛말…부진하면 2군행, 이름값도 소용없다

입력 2025-06-11 16:46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 연합뉴스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1군 엔트리는 팀당 28명씩 총 280명. 제한된 자리를 놓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부상이 없어도 2군행 짐을 싸는 주전급 선수들이 늘고 있다. 이름값, 연차보다 실력을 우선시하면서 ‘붙박이 주전’은 옛말이 됐다.

LG 트윈스는 최근 주전 유격수 오지환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국가대표 유격수로 활약했던 오지환은 극심한 타격 부진 끝에 지난 9일 1군에서 말소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컨디션 회복이 되면 (1군에) 올리겠다. 오지환 정도 되면 자기 문제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지환은 올 시즌 타율 0.218(179타수 39안타), 홈런 6개, 26타점으로, 2012년 주전으로 정착한 이래 가장 좋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염 감독은 같은 팀 2루수 신민재의 사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신민재는 지난달 12일 타율 1할대에 머물며 부상 없이 2군에 내려갔다. 이후 타격 훈련에 집중했고, 열흘 만에 복귀해 1번 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강남. 롯데 제공

자유계약선수(FA)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강남은 거액을 받고 이적했으나 세 시즌째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부진이 계속되자 지난 8일 1군에서 빠졌다. 롯데 2군엔 FA 계약 3년 차를 맞은 투수 한현희와 내야수 노진혁도 있다.

한화 이글스 투수 엄상백. 한화 제공

한화 이글스 투수 엄상백은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78억원에 계약했지만, 10경기에 나와 올린 승수는 단 1승(5패). 평균자책점 5.82로 부진해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리는 일이 잦아졌다. 황준서, 조동욱 등 젊은 선발 자원이 있어 엄상백의 2군행은 더 쉽게 결정될 수 있었다. 지난 1일 보름 만에 복귀한 NC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오승환은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맛봤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이어진 부진 탓에 개막 후 2개월 넘게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2군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하며 지난 3일 어렵게 복귀했으나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 KBO 통산 최다 세이브 투수도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두산 베어스 투수 콜어빈. 두산 제공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콜어빈도 최근 2군에 다녀왔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6시즌 통산 134경기에서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한 베테랑이지만 KBO리그 적응에 애를 먹으며 볼넷을 남발했다. 콜어빈은 비록 패전을 기록하긴 했지만 10일 한화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