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학당 개교 140주년 감사예배’가 11일 서울 강동구 배재중·고등학교 아펜젤러기념예배당에서 열렸다. 배재학당은 헨리 G 아펜젤러가 1885년 8월 두 명의 학생을 가르치면서 시작한 한국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이다. 아펜젤러는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를 교훈으로 삼아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러한 가르침으로 배재학당은 근대 초기 주시경 김소월 나도향 서재필과 같은 민족 지도자와 근대 지식인을 배출한 학교로도 잘 알려졌다. 배재학당은 설립 초기 정동에 세워졌다가 현재 위치인 서울 강동구 고덕동으로 1984년 이전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김정석 목사는 이날 ‘창조적 손길’을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아펜젤러 선교사는 아픈 친구를 대신해 일본으로 가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조선으로 선교의 발길을 돌렸다”면서 “이 학교는 친구에 대한 사랑과 조선에 대한 긍휼한 마음으로 세워졌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문화와 평등사상을 전하던 아펜젤러의 가르침은 민족의 가슴에 뜨거운 사랑을 남겼고 이는 3·1운동에 영향을 미쳤다”며 “선배들이 남긴 배재의 정신을 붙잡고 어두운 곳에 빛과 같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영상을 통해 “아펜젤러 선교사는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도 교육의 힘을 믿었다”며 “배재학당은 고종에게 하사받은 ‘유용한 인재를 기르고 배우는 집’이라는 이름처럼 근대부터 살아온 증언”이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의 전통은 오늘의 배재인 한 사람에게도 이어진다”며 “140년이라는 역사를 품은 학교에 다니며 자신의 발걸음이 역사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조선의 빛이 된 선교사 아펜젤러 교육선교와 배재학당’을 제목으로 기념 전시회가 함께 열렸다. 전시는 서양 선교사들이 선교를 시작했던 1885년부터 지금의 배재중·고등학교 비전까지가 담겼다.
조보현 배재학당 이사장은 “배재의 140년은 우리의 자랑이자 책임”이라며 “앞으로의 100년을 더 빛나게 하려면 학생 한 사람이 위대한 역사의 주인공으로 새로운 미래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