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해병대 제6여단에 따르면 방공대대 소속 권율(21) 병장과 이찬형(20) 일병은 지난 6일 휴일 외출 중 백령도 내 한 식당을 찾았다.
당시 이곳에선 6·25전쟁 참전용사 어르신들이 지역 국가유공자 자격으로 현충일 추념행사에 참석한 뒤 식사를 하고 있었다.
두 장병은 어르신들의 가슴에 달린 국가유공자 배지를 발견하곤 계산대로 향했다. 이들은 어르신 일행 식사비 10만원가량을 자비로 대신 결제한 뒤 조용히 식당을 빠져나갔다.
이 같은 사실은 장병들의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옹진군 백령면사무소 직원이 부대 측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부대 측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 국가유공자 오경록(92)씨는 “어린 해병들이 기특하면서도 미안하고 고마웠다”며 “우리 후배 군인들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병대원으로서 나라를 지켰다는 자긍심을 통해 모든 일이 잘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권 병장은 “현충일을 맞아 선배 세대의 헌신과 희생을 잊지 않고 존경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해병대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일병도 “국가유공자 배지를 착용하고 식사하고 계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마음이 뭉클했다”며 “참전용사분들께서 나라를 지켜주신 것처럼 저도 남은 복무 기간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해 나라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