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비하 유튜버 기부에…5·18기념재단 “면피 수단” 거부

입력 2025-06-11 13:32
유튜버 잡식공룡은 지역 비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지난 7일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5·18기념재단 앞으로 후원금 500만원을 송금한 이력을 공개했다. 현재 해당 유튜브 채널은 삭제된 상태다. 잡식공룡 유튜브 채널 게시판 캡처
5·18 기념재단이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 득표율과 관련해 지역 비하 게시글을 올린 맛집 소개 유튜버의 기부금을 거부했다.

5·18 기념재단은 지난 9일 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에게 메일을 보내 기부한 500만원에 대해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재단은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기부하거나 기부를 받고 있는데, 잡식공룡의 기부 행위에는 이러한 의도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념재단은 잡식공룡이 해당 메일을 수신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현재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고 반환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념재단 관계자는 “5·18 가치를 기리겠다는 순수한 의도보다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판단했다”며 “기부금을 반환할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맛집 소개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 잡식공룡은 지난 6일 자신의 SNS 계정에 전라남도 특정 지역 대선 투표 결과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일부 누리꾼들은 게시글에 전남 지역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한 누리꾼이 “전라도를 왜 비하하느냐”며 항의하자 잡식공룡은 “라도인임? 긁혔나보네”라고 응수했다.

논란이 커지자 잡식공룡은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최근 제가 올린 게시물에 지역 비하 표현과 정치적 편향이 있어 많은 분들에게 불편을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보내주신 댓글을 읽으며 제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달았다. 앞으로 그릇된 생각을 갖지 않도록 늘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5·18기념재단 앞으로 후원금 500만 원을 송금한 이력을 첨부하며 “다시는 경솔한 행동과 잘못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평생 반성하겠다”고 재차 사죄했다.

현재 잡식공룡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