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를 맞은 광주 시내버스 노조 파업이 노-노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가장 규모가 큰 시내버스 회사가 파업을 철회하고 운행을 재개하려 하자 노조 측이 차고지를 막고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11일 한국노총 전국 자동차노조 연맹 광주 지역버스 노조(광주 시내버스 노조) 등에 따르면 광주 시내버스 노조 간부들은 이날 오전 A운수회사 측 운전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운행을 재개하려 하자 한때 차고지 출입문을 막고 항의했다. A사는 광주 10개 운수회사 전체 운전원 2400여명 가운데 800여명을 차지하는 등 광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내버스 회사다.
A사 노조 지부장은 이날 “(노조가) 어떤 대안도 없이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파업을 철회하고 준법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날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시내버스 노조의 집회에서도 일부 노조원들의 파업 이탈에 대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노조 간부는 “(파업 철회는) 명백한 배신 행위다. 노조위원장의 지시도 없이 파업에서 이탈해 투쟁을 하고 있는 노조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노조원은 “같은 지회 노조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있지만, 저는 임금 인상을 관철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사측은 파업에 나서는 운전원들에게 구형 버스를 배차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A사가 운행 재개에 나서면서 현재 광주에선 10개 운수회사 중 5개 회사만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2400여명 중 1000명 수준이던 파업 동참 인원도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광주 시내버스는 현재 비노조원과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노조원이 비상투입되면서 운행률이 80%를 웃돌고 있다.
한편 광주 시내버스 노조는 임금 8.2% 인상과 65세까지 정년 연장을 요구하며 지난 5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반면, 사측은 시내버스 적자가 1년에 14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노조 요구를 반영하기 힘들다고 맞서고 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