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계파 용어 없애고 당 해체까지 생각해야”…헌정회 부회장 쓴소리

입력 2025-06-11 11:10 수정 2025-06-11 11:25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준상 헌정회 부회장 겸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11일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찬 회동을 앞두고 “‘친윤’ ‘친한’ 용어를 없애고 당 해체 수준까지 생각해야 한다”며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유 부회장은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제까지 (당이) 상임고문들 얘기 듣겠다고 하고 와서 들은 게 뭐가 있나. 수없이 얘기했어도 단 한 가지도 채택이 안 됐는데 가서 무슨 얘기를 하겠나”라며 이같이 전했다.

유 부회장은 이번 대선 과정을 두고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단일화를 주장한 사람은 약속을 깨고 조건이 합의 안 됐다는 이유로 가버리고, 당은 느닷없이 새벽에 (대선 후보 등록) 공고를 올리는 행위를 하면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받겠나”라며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당 상황을 두고는 “미래를 얘기할 수 없다”며 당내 계파 논리를 타파해야 한다고도 했다. 유 부회장은 “이 사람들은 전투력도 없고 비전이 없다. 오직 눈앞에 어떻게 하면 당권을 잡을까(생각뿐이다)”며 “친윤과 친한이라는 말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이어 “친윤이라든지 친한이라는 사람들은 앞에 얼씬거리지 말아야 한다. 나타나는 것 자체가 아직도 자각 능력이 없다는 의미다”고 꼬집었다.

유 부회장은 김 비대위원장의 5대 개혁안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그 자체 방향은 좋다”면서도 “한두 가지 불편한 내용이 있다. 탄핵 문제는 끝나버린 걸 가지고 (탄핵) 반대한 것을 무효화한다는 불필요한 얘기를 왜 하나. 내전을 일으키는 꼴이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당 상임고문단과 비공개 만찬을 갖는다. 상임고문단장을 맡고 있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장과 김무성 전 대표 등 당 상임고문단은 이 자리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그가 제안한 5대 개혁안 등을 둘러싼 당 내홍에 대해 조언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만찬에는 김 전 후보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 일정상 참석이 어렵다며 불참을 알렸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