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무역협상' 미국, 중국인 비자발급 절차 강화

입력 2025-06-11 10:19 수정 2025-06-11 10:24
중국 베이징의 주중 미국대사관. 바이두

미국이 14세 미만 중국 어린이에 대한 비자 인터뷰 면제 조치를 폐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유학생들의 비자를 '공격적으로' 취소하고 향후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주중 미국대사관은 9일 비자신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비이민 비자신청서를 제출한 14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비자 인터뷰 면제 혜택을 10일부터 폐지한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14세 미만 어린이도 부모 중 한 명 이상과 함께 직접 인터뷰를 받아야 하고 본인과 부모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여러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9일 이전에 비자를 신청한 경우 기존처럼 면제혜택이 적용되지만, 일부에겐 인터뷰 참석을 요구할 방침이다.

청두의 한 유학 컨설턴트는 "새로운 정책이 혼란스럽다"면서 "14세 미만 어린이는 비자 인터뷰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승인 여부가 전적으로 부모의 조건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10일 미국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를 마친 한 중국인 여성은 "지난 4월에 비자를 신청했는데 비자가 승인되지 않을까 걱정돼 8개월 된 아기를 데려왔다" 고 SCMP에 말했다.

SCMP는 이번 조치로 불편함이 커졌을 뿐만 아니라 중국인 부모들이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내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13세 아들을 둔 베이징의 한 학부모는 올여름 아들의 미국 연수여행 계획을 취소했다고 SCMP에 밝혔다. 그는 "새로운 정책은 적대적인 제스처라고 생각한다. 환영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여서 아들을 국내 여름 캠프에 등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제교육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은 27만여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4분의 1에 육박한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공산당과 연관이 있거나 중요한 분야를 공부하는 중국 학생들에게 발급된 비자를 "공격적으로"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