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전국 최초로 방치된 ‘공실 원룸 문제’ 해결 나선다

입력 2025-06-11 07:59
구미시가 ‘공실 원룸 활용 청년 주거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해 원룸 소유주들에게 설명회를 열고 있다.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가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고 장기간 방치된 공실 원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주거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눈길을 모은다.

구미시는 전국 최초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공실 원룸 활용 청년 주거 지원 사업’을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를 거쳐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슬럼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공실 원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구미 원룸촌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산업단지의 성장과 근로자 유입에 따라 진미동과 인동동을 중심으로 급격히 조성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의 수도권 이전, 해외 이전 등으로 근로자 수가 줄면서 공실률이 크게 높아졌고 이로 인해 도시 미관과 안전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청년근로자 지역정착 행복원룸사업’을 통해 실효성 있는 주거 지원과 지역 원룸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원룸 소유주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제공된다. 공실률 50% 이상, 구미시에 주소를 둔 원룸 소유주를 대상으로 도배·장판 등 리모델링 비용을 1실 당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하며 청소 용역과 보안 시스템 설치 등 환경 개선도 병행한다.

또 이들 원룸은 시세 대비 70~80% 수준의 낮은 임대료로 청년들에게 제공돼야 하며 사업기간 중 임대료 인상은 금지된다.

구미시는 이를 통해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주거 혜택을 제공하고 동시에 원룸촌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구상이다.

지원 대상은 구미시 내 기업에 근무하는 무주택 청년 근로자 100명으로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구미 외 지역 거주자를 우선 선발한다.

선정된 청년은 사업에 협약된 공실 원룸에 입주하고 주소지를 구미로 이전해야 하며 최대 2년간 매달 10만원씩 총 24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받게 된다.

여성의 안전을 고려한 ‘여성 안심 원룸’도 별도로 조성된다. 총 10실 규모로 마련될 이 공간에는 안심벨, CCTV, 출입통제 시스템 등 보안 장비가 설치돼 1인 가구 여성들의 주거 불안을 줄이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청년 근로자 및 원룸 소유주는 이메일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경북경영자총협회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향후 청년 주거 정책을 구미형 빈집 주택 해결모델로 발전시킬 방침”이라며 “청년의 부담은 줄이고, 공실은 살리며, 기업과 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구미=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