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축포 쏜 영건들…韓축구, 16년 만에 월드컵 예선 무패

입력 2025-06-10 22:16 수정 2025-06-10 22:20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 10차전에서 전진우의 선제골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화끈한 골 세례를 곁들여 홈 파티를 벌였다. 한국은 예선 최종전까지 승리를 따내며 16년 만에 월드컵 예선 무패 행진을 완성했다. 기존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미래를 이끌 ‘영건’들을 대거 투입한 홍명보 감독의 실험도 성공적이었다.

한국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0차전에서 4대 0의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3차 예선 10경기에서 6승 4무(승점 22점)를 기록한 한국은 B조 최종 1위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챙겼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예선을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5승 1무로 2차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고, 3차 예선을 더해 16경기 동안 11승 5무를 기록하며 본선행 관문을 뚫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예선에서 무패를 기록한 건 2010년 남아공 대회 예선 이후 처음이다. 당시 한국은 예선 14경기에서 7승 7무를 기록했다.

홍 감독은 지난 5일 이라크전 선발 명단 11명 중 7명을 바꾸는 파격 라인업을 내놨다. 대표팀 신예들에게 A매치 경험을 부여하고 다양한 선수 조합을 점검한다는 취지였다. 이한범(미트윌란)은 중앙 수비수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미드필더 원두재(코르파칸)는 2년 만에, 골키퍼 이창근(대전)은 4년 7개월 만에 A매치 복귀전을 가졌다.

선발 출전한 전진우(전북)는 이라크와의 A매치 데뷔전 도움에 이어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전반 30분 그가 시도한 코너킥 헤더는 상대 수비를 맞고 골문으로 향했다. 그동안 무명에 가까웠던 전진우는 올 시즌 예상을 깨는 활약으로 K리그1 득점 1위(11골)에 올랐고, 홍명보호의 새 윙어 자원으로 급부상했다.

영건들의 발끝은 후반 들어 더욱 날카로웠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왼발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주로 교체 투입됐던 원톱 오현규(헹크)는 선발로 나왔고, 이라크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강인과 오현규의 골을 도운 건 배준호(스토크시티)였다. 22세 이하(U-22) 대표팀에 소집됐던 배준호는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추가 발탁됐다.

마무리는 베테랑들의 몫이었다. 부주장 이재성(마인츠)은 교체 투입 직후인 후반 27분 강력한 슈팅으로 이날 네 번째 골을 장식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기존 핵심 자원들은 경기 막바지 그라운드에 나와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의미를 더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