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을 졸업한 미국 젊은이들이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22∼27세 대학 학위 소지자의 실업률은 지난 3월 말 5.8%를 기록하며 약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6∼65세 모든 근로자의 실업률 4.0%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올 들어 기업들은 신입 사원을 거의 뽑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원을 시행하고 있다.
22∼27세 학위 소지자의 실업률은 1990년 이후 30년 넘게 전체 실업률보다 낮게 유지됐으나 2022년 중반 이후 확연하게 역전돼 실업률 평균보다 높아졌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23년 중반 이후 미국 실업률 상승의 85%는 대졸자들의 노동시장 진입 어려움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대졸자들의 취업난에 대해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일부 초급 직책이 대체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으로 미국 기업 대부분이 고용을 동결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형 은행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는 일은 하버드대 합격보다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대형 은행인 골드만삭스 그룹의 경우, 2024년 인턴 합격률은 0.9%에 불과했다.
지난 5월 애리조나주립대를 졸업한 21세의 로버트 트로는 4학년 때부터 300개의 일자리에 도전했지만 겨우 4%만 면접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급 직책은 거의 없다”며 “제가 아는 졸업생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