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작가는 “한 번도 상을 목표로 한 적은 없다”며 “뮤지컬을 만든다는 건 작가로서 아주 긴 시간 동안 혼자(물론 다행히도 저에겐 윌이라는 굉장히 훌륭한 동업자가 있지만) 외롭게 종이 위에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 지난한 작업을 마치고 나면, 마치 행성들이 일렬로 마주서는 희박한 기회를 기다리듯 또 아주 긴 시간의 제작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 작가는 “그 시간(제작 과정)을 견디게 하는 건 ‘나중에 받게 될지도 모를’ 상 같은 게 아니다”라며 “그저 이 이야기와 음악을 쓰고 싶다는 충동, 그걸 꼭 무대 위에 구현하고 싶다는 의지, 그런 것들이다. 만약 좀 더 빨리, 좀 더 쉽게 성공을 가져다줄 무언가를 원한다면 분명 이 일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니상 수상 후 생길 변화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작가는 “어제 시상식 이후로 정말 많은 메시지를 받았고, 놀랍기도 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며 “이제 기대가 훨씬 더 클 텐데 어쩌지,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그저 하던 대로 하겠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괜히 멋부리지 말고, 진심을 다해 꾹꾹 눌러 적어보겠다”며 “그리고 부디,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기를 바라겠다. 그저 하던 대로. 대신 좀 더 열심히”라고 글을 끝맺었다.
전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토니어워즈에서 박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함께 만든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품상·연출상·각본상·음악상·남우주연상·무대디자인상 등 6관왕에 올랐다.
2016년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된 작품은 지난해 11월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한국에서는 오는 10월 10주년 기념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