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 대표 뮤지컬 분야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이 다시 주목받을 기회를 얻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6관왕 달성으로 한국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딤프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딤프 사무국은 20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대구 도심 곳곳에서 제19회 딤프가 열린다고 10일 밝혔다.
올해는 한국을 비롯한 헝가리와 프랑스, 대만, 중국, 일본 등 6개국의 공식 초청작과 창작뮤지컬 30편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국내 창작 뮤지컬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뮤지컬 공식 초청작으로 딤프 자체 제작 뮤지컬인 ‘애프터 라이프’를 비롯해 딤프 어워즈 3관왕에 빛나는 창작 뮤지컬 ‘시지프스’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딤프가 공동 제작한 ‘설공찬’ 등 3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프터 라이프는 사후 세계를 배경으로 영생의 존재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시지프스는 알제리 출신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알베르 카뮈(1913∼1960)의 작품 ‘이방인’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설공찬은 조선시대 금서인 ‘설공찬전’이 원작이다.
지역 문화와 역사를 연계한 특별공연도 눈길을 끈다.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595∼673)의 삼국통일 과정을 그린 ‘천년의 불꽃, 김유신’은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전국 13개 도시와 일본 투어가 예정된 작품이다. 대구 수성구 대표 캐릭터인 ‘뚜비’의 모험을 다룬 어린이 창작 뮤지컬 ‘뚜비와 달빛기사단’도 기대작이다.
딤프는 코로나19 사태 등을 겪으며 위상이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후 우수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매년 성장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토니상 6관왕에 힘입어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축제 역시 다양한 해외 우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개막작으로 딤프 최초 헝가리 초청작인 유럽 대작 뮤지컬 ‘테슬라’가 준비돼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발명가로 손꼽히는 니콜라 테슬라(1856∼1943)의 생애를 뮤지컬에 담았다. 폐막작은 중국 뮤지컬 ‘판다’가 준비돼 있다. 중국 쑹레이뮤지컬프로덕션이 제작한 한중 합작품으로 2022년 청두 판다 번식 연구 기지의 판다 극장에서 초연한 후 현재까지 1000여회 공연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음악으로 삶을 지켜낸 지휘자의 여정을 담은 프랑스 뮤지컬 ‘콩드르-탕’과 대만의 판타지 뮤지컬 ‘몰리의 매직 어드벤처’, 국내 인기 웹툰이 원작인 일본 뮤지컬 ‘미생’ 등도 뮤지컬 팬들을 만난다.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올해도 전 세계 뮤지컬 팬들을 위해 수준 높은 작품과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