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샷감이 괜찮아 퍼트만 조금 따라 준다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지난 8일 끝난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전인미답의 대회 5연패는 실패했지만 박민지(26·NH투자증권)는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1승만 추가하면 KLPGA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인 20승 고지를 밟게 된다. 하지만 작년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 이후 1년여간 24개 대회에서는 그 마지막 퍼즐을 채우지 못했다.
지긋지긋한 아홉수가 길어지면서 박민지의 심적 압박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는 ‘돈 워리’다. 당장 4년만에 타이틀 탈환에 도전하는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 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박민지는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CC 남-동 코스(파72)에서 열리는 이 대회의 2021년 챔피언이다. ‘무지개 언덕’은 박민지에게 ‘텃밭’이나 다름없다.
그는 2021년 대회 우승에 이어 2022년 3위, 2023년 대회에서는 공동 4위에 입상하는 등 최근 출전한 3차례 대회에서 연속 ‘톱4’에 입상했을 정도로 코스와의 찰떡궁합이 강점이다. 작년 대회는 체력 저하로 불참했다.
박민지는 “좋은 기억이 있었던 곳이자 좋아하는 골프장이라 설렌다”라며 “코스 세팅이 까다롭기 때문에 긴장을 풀 수 없어 재미있는 한 주가 될 것 같다. 다시 한 번 우승의 영광을 느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국가대표 시절 한국여자오픈에 자주 출전했기 때문에 이 대회 출전은 친정 가는 기분이다.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울고 웃었던 기억이 많아 포근하다”라며 “이번주는 다시 예전에 사용했던 퍼터를 들고 나올 계획이다. 퍼팅 결정력을 조금만 더 높힐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번 대회에는 출전 선수는 132명이다. 그 중 작년 대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한 노승희(24·요진건설)의 대회 2연패 달성 여부도 관심사다.
만약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고우순(1988~1989년 우승), 김미현(1995~1996년 우승), 강수연(2000~2001년), 송보배(2003~2004년 우승)에 이어 역대 5번째로 백투백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노승희는 “한국여자오픈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우승 순간을 떠올리게 된다. 첫 우승을 내셔널 타이틀이자, 메이저 대회에서 했다. 골프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면서 “타이틀 방어라는 새로운 도전에 임할 수 있게 돼 즐겁고 설렌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어 “한국여자오픈은 누구나 우승하고 싶어 하는 영예로운 대회다. 우승자에 걸맞은 실력과 품성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다시 한 번 순회배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민지와 노승희 외 김지현(33·퍼시픽링스코리아), 이다연(27·메디힐), 임희정(24·두산건설), 홍지원(25·요진건설) 등 역대 챔피언들도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위해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3승으로 다승, 대상 포인트, 상금 순위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예원(22·메디힐),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통산 3승째를 거둔 이가영(25·NH투자증권),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 에프앤씨 KLPGA 챔피언십 우승자 홍정민(23·CJ), E1 채리티 오픈 챔피언 박현경(25·메디힐) 등 올 시즌 위너스 써클 멤버들이 총출동한다.
KGA가 10일 발표한 조편성에서 박민지는 2022년 대회 우승자 임희정(24·두산건설), 2023년 대회 챔피언 홍지원(25·요진건설)과 한 조에 편성됐다. 디펜딩 챔피언 노승희는 이예원, 장타자 방신실(20·KB금융그룹)과 1-2라운드를 치른다. 박현경은 ‘돌격대장’ 황유민(21·롯데), ‘버디 폭격기’ 고지우(22·삼천리)와 한 조다.
아마추어 유망주 10명도 출전한다. 박서진(방송통신고3), 성아진(학산여고3), 오수민(신성고2), 정민서(한체대1), 최정원(한체대2), 홍수민(방통고3) 등 KGA 국가대표 6명과 길예람(경희대1), 김연서(진주외고2), 박서진(서문여고2), 양윤서(방통고2) 등 상비군 4명이다.
주관사인 대한골프협회(KGA) 랭킹 여자부 1위인 오수민은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기대된다. 이번이 세 번째 출전이다. 매번 컷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이번에는 통과하고 싶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