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가 전국 지방정부 중 최초로 지역 내 중소기업에 공공 재생에너지를 직접 공급하는 직접전력구매계약(직접PPA)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글로벌 기후무역장벽으로 부상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요구에 중소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파주시는 지난 9일 지역 내 9개 중소기업과 공공 재생에너지 전력거래 협약을 체결했다. 재생에너지 생산은 파주도시관광공사가, 전력 거래 중개는 SK이노베이션 E&S가 맡는다.
이로써 중소기업들은 민간 발전사와 개별 계약을 맺거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를 구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 변동성과 복잡한 절차,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시는 2025년 하반기부터 2054년까지 30년간 문산정수장 내 태양광 발전소(1.2㎿ 규모)에서 생산한 전력을 160원/㎾h의 고정 단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연평균 5%씩 상승하는 한국전력공사 평균 전력 요금 대비 경제성이 높아, 중소기업의 전력비 부담을 크게 완화할 전망이다.
이번 사업은 기존 대기업 중심의 RE100 논의에서 벗어나, 지방정부 주도로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시의 이번 공급 모델은 중소기업의 전력비 절감과 함께 글로벌 RE100 요구 충족, 수출 경쟁력 강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협약에 참여한 기업들은 “ESG와 RE100 요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파주시의 직접PPA 공급이 RE100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기요금 절감과 함께 기업의 ESG 역량 강화, 현실적 에너지 전환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이번 협약은 에너지 대전환 시대의 선도모델로, 중소기업이 RE100을 실현하며 무역장벽을 돌파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발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파주시는 기업의 에너지 대전환을 적극 지원하며,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RE100 선도도시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파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