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에 돈 쏟아붓는 빅테크… “메타, 100억달러 투자 논의”

입력 2025-06-09 16:49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유망한 AI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단기간에 높이려는 전략이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미국 AI 스타트업 ‘스케일 AI’에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5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타가 외부 민간 기업에 투자하는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연합뉴스.

스케일 AI는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데이터 라벨링이란 AI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분류 및 정제하는 작업이다. 챗GPT 열풍 이후 데이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스케일 AI는 2016년 중국계 미국인인 알렉산더 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했다.

그동안 메타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경쟁사에 비해 스타트업 투자나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메타 역시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늘릴지 주목된다. MS는 2023년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130억 달러(약 17조6000억원)를 투자했다. MS의 AI 서비스 ‘애저 AI’에는 멀티모달 모델 ‘GPT-4o’가 탑재돼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는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오픈AI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여전히 강력하다”고 언급했다.

구글은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2023년부터 지난 3월까지 총 30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했다고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보도했다.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최근 2년간 앤스로픽에 총 80억 달러(약 10조8000억원)를 투자했다.

국내 IT 기업도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이달 중 미 실리콘밸리에 해외 투자 법인을 설립하고 영상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에 대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카카오의 벤처캐피탈 자회사 카카오벤처스는 지난달 말 다중 AI 에이전트 시스템 개발사 자폰에 투자한 사실을 공개했다. 자폰은 여러 개의 AI 에이전트(비서) 기술이 작동하는 환경에서도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고성능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효율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투게더AI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국내외 빅테크들이 우수한 기술을 가진 업체들과 협업해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