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은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사람들이 ‘김 전 대통령은 친북, 친중’이라고 했을 때도 (김 전 대통령은) 굉장한 친미주의자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 위에서 우리 외교가 출발한다고 늘 강조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미국 측에서 당시 후보였던 이 대통령에 대해선 우려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어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 대리 등도 이 대통령에 대해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가리켜 ‘찐미’라고 강조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박 의원은 위 실장을 ‘찐미’로 규정하고는 그가 한·미 관계를 잘 풀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특히 안보는 미국과 하고, 경제는 중국과 한다는 안미경중을 굉장히 싫어한다”며 “이런 한·미 관계는 찐미인 위 실장이 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노무현정부 때 외교부 북미국장을 역임했었다. 이후에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러시아 대사를 지냈다.
박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선 ‘자주파’라고 평가했다.
그러고는 국정원장은 대북 문제 뿐만 아니라 외교 문제도 다루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를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역임했다.
박 의원은 “우리는 도랑에 든 소이기 때문에 미국 풀도 먹어야 하고 중국 풀도 먹어야 되고, 러시아 풀도 먹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동맹파와 자주파 간 충돌이 이재명정부에서 다시 한번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는 지적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친미파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애초에 일어날 수 없다는 게 박 의원 생각이다.
노무현정부 당시 이라크 추가파병 규모를 두고 외교부와 대통령 직속 참모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충돌했다. 외교부는 한·미동맹과 실질적인 파병 효과를 감안하면 최소 5000명 이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NSC는 3000명 수준으로 밀어붙였다.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이 NSC 손을 들어줬지만 파병규모를 둘러싼 두 기관 충돌은 정부내 대미 동맹파와 자주파의 대립양상으로까지 번졌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