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 아트존서 펼쳐지는 세계 현대미술의 정체성 실험

입력 2025-06-09 15:36
중국 베이징의 현대미술 중심지 다가오 아트존(Dagao Art Zone)에서 올해 하반기 국제 그룹전 ‘My Universe: The Iconic Symbol of Me’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전 세계 40여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각자의 정체성과 세계관을 조형 언어로 풀어내는 장으로 ‘상징’과 ‘독립성’을 주제로 삼아 동시대 미술의 확장된 경계를 모색한다.

다가오 아트존은 아시아 현대미술의 흐름을 선도하는 예술 클러스터로, 국내외 작가들의 창의적 교류와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는 공간이다.

전시의 핵심 작가로는 신 송(Xin Song), 가오 위안(Gao Yuan), 박민아(Minah Park) 등이 있다.

신 송은 전통 종이 오리기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콜라주 및 공공 설치 작업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며, 대표작 ‘Urban Silhouette: The Spirit of Travel’은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에 영구 설치돼 있다. 그녀의 작품은 스미소니언 박물관, 뉴욕 공공 도서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가오 위안은 실재와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상·회화 작업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미술관 및 갤러리에서 활발히 전시되고 있다. 박민아는 ‘선’을 중심으로 신체, 감각, 기억의 관계를 탐구하는 설치 및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이며, 국제적으로 실험성과 표현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는 고수정(Paris Koh Fine Arts 대표)과 임수아 큐레이터의 공동 기획으로 이뤄진다. 임수아 큐레이터는 디자인 연구와 전시 기획을 통합한 학제 간 실천을 기반으로, 뉴욕 25 East Gallery에서의 국제 협업 전시 및 Parsons Symposium에서의 아카이브 연구 발표 등 학술성과 기획 역량을 겸비했다. 이번 전시는 그녀의 아카이브 기반 큐레이션이 아시아 문화적·지리적 맥락에서 구현되는 대표적 사례다.

전시 공식 도록에는 Art in America 전 편집장이자 세계적인 미술 평론가 리처드 바인(Richard Vine)이 필진으로 참여한다. 오랜 시간 아시아 현대미술에 대한 비평적 통찰을 제시해온 그의 글은 전시의 비평적 무게감과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My Universe: The Iconic Symbol of Me’는 단순한 조형물의 나열이 아니라, 각 작가의 내면이 시각 언어로 어떻게 외화되는지를 탐색하는 장이다. 이번 전시는 국제 예술 담론 속에서 새로운 미적 가능성을 제안하며,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발화점이 될 전망이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