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언론이 미국 LA 시위에 대해 사실상 내전이 발발한 것이라며 이는 더 큰 내전의 전조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정과 미국 국내의 분열상도 조목조목 꼬집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9일 “미국에서 ‘내전’이 시작됐다. 두 군대가 실제로 교전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2.0 시대 미국에서 가장 치열한 시가전이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번영하던 도시는 이제 중동의 전쟁터처럼 보인다”면서 “한쪽에는 중앙정부인 트럼프 행정부가 있고 다른 쪽에는 미국에서 가장 큰 주인 캘리포니아 정부가 있다”고 전했다.
뉴탄친은 “내전의 이면에는 분열이 있다”면서 “트럼프는 공화당원이고 캘리포니아는 민주당이 집권한 곳”이라고 짚었다. 이어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다. LA 인구의 상당수가 라틴 아메리카 출신이거나 그 후손”이라며 “이민 문제는 이민 국가인 미국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목표 지향적이고 전략적인 개혁이 필요한데 트럼프는 이를 외면하고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꼬집었다.
뉴탄친은 트럼프가 내놓은 일련의 강경 정책에 대한 반발이 뉴욕 등 다른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번 시위는 미국에서 일어날 더 큰 규모의 ‘내전’에 대한 예고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의 극단적인 정책과 무력 동원은 미국의 분열이라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국가적 혼란이 발생함에 따라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LA를 이민자의 침략에서 해방하겠다면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연방수사국(FBI) 등은 지난 6일(현지시간) LA 도심의 의류 도매시장과 홈디포 매장을 급습해 불법이민자 44명을 체포했다. 주민들은 이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연방 정부가 개입해 폭동과 약탈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2000명의 주방위군을 LA로 파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개리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폭동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