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 지역에서 공무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거창군이 9일 군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거창에서는 지난달 영화 촬영팀과 군부대·국가기관 등을 사칭해 단체 식당 예약을 하면서 고가 와인 선결제를 유도하고 연락을 끊은 ‘노쇼’ 보이스피싱이 발생했다. 이어 지난 7일에는 공무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건까지 발생해 지역 업체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역 블라인드 및 타일업체에 군청 직원을 사칭해 접근한 뒤 설치 및 물품 납품 등을 요구하는 수법이 사용됐다. 이들은 이어 특정 물품도 함께 구매해달라며 유령업체 계좌에 입금을 유도했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실제 존재하는 공무원의 부서와 이름을 도용했다. 실존하는 이름과 부서에다 조작한 전화번호와 이메일주소를 넣은 명함 이미지를 문자로 전송하면서 피해자의 신뢰를 유도하는 등 수법이 치밀했다.
거창군은 공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납품 요청이나 특정 개인 명의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 또 전화로 기관이나 공무원 이름을 언급·사칭하며 접근하는 경우 명함만으로 진위를 판단할 수 없는 만큼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유선으로 진위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정산 착오, 긴급 물품 구매 등의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입금을 요구하는 순간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감사 때문에 급히 구매해야 한다”, “지금 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식으로 긴박함을 강조하는 말투는 전형적인 사기 수법인 만큼 혼자 판단하지 말고 즉시 가족·지인이나 경찰 등과 상의할 것을 당부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