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가야죠. 부산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KT 고동빈 감독이 농심을 꺾고 부산행 티켓을 거머쥔 소감을 밝혔다.
KT 롤스터는 8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지역 대표 선발전(로드 투 MSI) 2라운드 경기에서 농심 레드포스를 3대 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4라운드에 진출, 오는 14일 부산에서 T1과 맞붙게 됐다.
두 번째 도장 깨기에 성공했다. 지난 7일 디플러스 기아를 3대 0으로 꺾은 데 이어 이날 농심도 같은 스코어로 잡았다. 디플 기아전 승리 기자회견에서 “3대 0으로 이길 줄은 몰랐다”고 운을 뗐던 고 감독은 이날도 같은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오늘도 3대 0으로 이길 줄은 몰랐다. 두 경기 연속 3대 0으로 잡은 게 정말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면서 “LCK 컵에서 농심에 0대 3으로 진 적이 있다. 복수하고 싶었는데 오늘 복수에 성공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5판3선승제로 열리는 로드 투 MSI에서 4·5세트에 꺼낼 만한 픽들을 전부 숨긴 채로 4라운드까지 오른 건 이들에게 호재다. 고 감독은 “4·5세트를 안 치른 채로 올라가면서 픽을 많이 숨겼다. 다음 경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은 농심의 원투 펀치인 ‘킹겐’ 황성훈과 ‘리헨즈’ 손시우의 손발을 묶은 밴픽이 주효했다. 고 감독은 “농심은 탑 위주의 게임을 많이 하는 팀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아울러 손시우의 조커 픽을 견제하는 밴픽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퍼펙트’ 이승민이 황성훈 상대로 럼블 대 그웬, 사이온 대 카밀, 레넥톤 대 케넨 구도에서 연속 완승 또는 판정승을 거둔 것도 KT에 큰 힘이 됐다. 고 감독은 “이승민이 자신 있어 하는 매치업이 많다”면서 “그런 부분이 오늘 경기에서 잘 드러난 거 같다. 그래서 오늘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제 오는 부산에서 T1과 4라운드 대결을 펼친다. 고 감독은 “T1은 항상 정규 시즌보다 플레이오프의 경기력이 좋은 팀이다.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팀”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도 기세를 많이 탔다. 준비 기간 동안 연습만 잘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