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아바타(클론) 개발 스타트업 ‘피클’이 국내와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로부터 최근 총 60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해외 VC가 국내 스타트업을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8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피클은 베이스벤처스를 비롯, 실리콘밸리 VC인 레벨 펀드, 파이어니어 펀드, 와이콤비네이터(YC) 졸업생인 쿨비어 타가와 네이트 매더슨 등 미국계 엔젤투자자들도 참여했다. 앞서 프리시드 라운드 때는 경쟁률이 200대 1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YC의 2025년 겨울 배치(W25) 프로그램에도 선정돼 전문적인 멘토링과 함께 스케일업 기회도 확보했다.
피클은 지난해 9월 설립됐다. ‘AI 기반 온라인 나’의 인프라 구축이라는 비전과 함께 카메라 없이 사용자 얼굴과 음성을 실시간 재현할 수 있는 ‘AI 셀프’ 서비스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는 6초간 얼굴을 스캔하면 자신의 AI 클론을 만들 수 있다. 이 AI 클론은 자체 개발한 음성-영상 생성형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사용한다. 초저지연 환경을 만들어 사용자가 말하는 음성과 만들어낸 영상 사이의 지연을 최소화해 어색함을 줄인다. 또 언어와 화법에 맞춰 표정과 입 모양을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영어와 한국어, 다른 언어도 발음과 유사한 입모양을 지원한다. 딥페이크 오남용 방지 모듈을 탑재해 보안성과 신뢰성도 확보했다. 사용자는 이 AI 클론으로 줌(Zoom), 구글 미트(Google Meet),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S Teams), 애플 페이스타임(Apple FaceTime) 등 모든 화상회의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이 입소문을 타자, 지난달 하루 200명씩 신규 사용자가 유입됐다. 불과 한 달 만에 사용자 수 5배라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이용자 중 70%가 미국, 20%가 유럽에 퍼져 있으며, 평균 주 5회 이상 회의·온라인 모임에 피클 아바타를 활용하고 있다.
박채근 피클 대표는 “생성형 비디오 AI 모델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피클은 이번 시드 투자를 계기로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남들과 소통하는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혁신적인 AI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