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안방에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확정을 자축하는 화끈한 실험에 나선다. 남은 예선 최종전에선 부상 중인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기존 주축 선수들을 대신해 신예 자원들이 대거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빌 전망이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본선 무대에 앞서 진정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셈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최종 10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이라크와의 지난 9차전 2대 0 승리로 북중미행을 확정한 터라 가용할 수 있는 자원들을 두루 투입하며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홍 감독은 이라크전을 마친 뒤 “쿠웨이트전부터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월드컵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22세 이하(U-22) 대표팀 소속인 배준호(스토크시티)를 A대표팀에 추가 발탁하며 실험 의지를 드러냈다. 배준호는 3차 예선 7경기에 나와 2골로 활약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K리그1 득점 1위 전진우(전북)에게 출전시간이 얼마나 주어질지도 관심사다. 전진우는 이라크와의 9차전에 교체 투입돼 도움 1개를 올렸다. 양민혁(퀸즈파크), 양현준(셀틱) 등 2000년대생 자원들도 주전 경쟁 대상이다.
이라크를 상대로 골맛을 본 오현규(헹크)와 김진규(전북)도 내부 경쟁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현규는 8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에 앞서 “감독님, 모든 선수, 코칭스태프에게 인정받을 자신이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며 “어린 선수들끼리 뛰게 된다면 더 재미있게 책임감을 갖고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진규는 “(대표팀에)오랜만에 들어와서 첫 모습은 잘 보여준 것 같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감독님께서 판단하실 것 같다”며 월드컵 출전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공수 능력을 겸비한 김진규는 “미드필드는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라며 “미드필더가 공격과 수비를 다 잘 하면 팀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다. 장점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 악마는 최종 10차전에서 ‘WE 대한’(위대한)이라는 문구의 카드섹션 응원을 주도한다. 전 관중과 함께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투혼 구호, 응원가 등을 연습할 계획이다. 경기 종료 후에는 선수단의 본선 진출 세리머니가 진행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