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영, 연장 2차전 접전 끝에 통산 3승 …‘95m 웨지샷’이 우승 원동력

입력 2025-06-08 17:03 수정 2025-06-08 17:49
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CC에서 열린 KLPGA투어 2025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이가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LPGA

이가영(26·NH투자증권)이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통산 3승에 성공했다.

이가영은 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 원)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4개를 잡아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이가영은 한진선(28·메디힐), 김시현(19·NH투자증권)과 함께 공동 선두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한진선이 10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이가영은 1.5m 버디 퍼트로 응수해 연장 승부를 2차전으로 끌고 갔다. 김시현은 파에 그쳐 탈락했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2차 연장에서 이가영은 세 번째 샷을 1차전과 같은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한진선을 꺾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작년 7월 롯데 오픈에 이어 13개월여만에 통산 3승째다. 우승 상금 2억1600만 원을 보탠 이가영은 17위였던 시즌 상금 순위가 3위(4억1797만9667원)로 도약했다. 시즌 대상 포인트는 6위로 올라섰다.
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CC에서 열린 KLPGA투어 2025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공동 2위에 입상한 한진선. 그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3퍼트 보기를 범해 다잡은 통산 3승 기회를 날려 버렸다. KLPGA

최혜진(26·롯데) 등과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가영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2019년 시즌에 KLPGA투어에 데뷔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동기들이 승승장구를 하는 동안 3년 가까이 무관에 그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생애 첫 승은 투어 데뷔 3년이 지난 2022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거뒀다. 그것도 스트로크 플레이가 아닌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에서 거둬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 우승에 대한 갈망이 강했다.

그러나 작년 롯데오픈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아이언샷을 페이드에서 드로 구질로 바꾸는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별반 효과가 없었다. 결국 지난주 대회부터 다시 페이드 구질로 돌아선 것이 신의 한수가 돼 우승으로 이어졌다.

이가영은 방송 인터뷰에서 “스코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떨린 상태서 플레이했다”라며 “두 차례 연장전에서 웨지샷 풀샷 거리(90m)를 남긴 것에 집중했는데 그것이 주효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전반 9홀에 스코어 못줄였다. 다른 선수들 2~3타 줄였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경쟁자들도 스코어를 못 줄인 걸 보고 다시 집중했다”면서 “상하반기 1승씩 거두는 게 목표였는데 1승을 거두었으니 남은 시즌에 1승 추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0언더파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이가영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먼저 경기를 마쳤을 때만 해도 사실상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한진선이 18번 홀에서 3퍼트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연장전에 초대를 받았다. 한진선은 1.5m 가량의 파퍼트를 놓쳐 다잡았던 통산 3승 기회를 날려 버렸다.
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CC에서 열린 KLPGA투어 2025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5연패에 실패한 박민지. KLPGA

올 시즌 신인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시현은 이날만 5타를 줄여 시즌 두 번째 ‘톱10’이자 개인 시즌 최고 성적인 공동 2위에 입상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윤수아(23·파마리서치)는 타수를 줄이지 못해 임희정(24·두산건설), 허다빈(27·한화큐셀), 최혜원(22) 등과 함께 공동 4위(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대회를 마쳤다. 임희정은 5개 대회 연속 ‘톱10’으로 가파른 상승세다.

안송이(35·KB금융그룹), 이동은(21·SBI저축은행), 최예림(26·대보건설), 이채은(26·메디힐), 손예빈(23·나이키), 작년 신인왕 유현조(20·삼천리) 등이 공동 8위(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대회를 마쳤다.

2라운드에서 10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방신실(21·KB금융그룹)은 이날 3타를 잃어 공동 17위(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 5연패에 도전했던 박민지(26·NH투자증권)는 1타를 잃어 공동 40위(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로 대회를 마쳤다.

원주(강원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