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현충일을 맞아 전국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와 행사를 개최했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쥬빌리·대표회장 오정현 목사)는 지난 6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2025 쥬빌리코리아 기도큰모임’을 개최했다. 쥬빌리는 2004년 사랑의교회 대학부와 부흥한국이 연합해 시작한 ‘부흥을 위한 연합기도운동’에서 출발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1000회가 넘는 기도회를 이어오고 있다. 2012년부턴 매년 현충일엔 전국 쥬빌리안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한다. 쥬빌리안은 기도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쥬빌리 초대상임위원장인 이상숙 권사는 “13년 전 첫 쥬빌리 기도큰모임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며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다.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이 우리 민족 통일의 주체가 되길 간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통일해야 살 수 있는 민족”이라며 “하루빨리 한반도가 통일돼 하나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 콘퍼런스에선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인 이덕주 교수가 ‘통일 이후 한반도 신학 모색: 손정도 목사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손 목사의 신앙과 민족운동, 호조운동을 중심으로 통일 이후 한반도 신학의 방향을 집중 조명했다. 올해는 20여개 북한선교단체가 참여한 통일 선교 박람회와 통일 콘퍼런스도 진행됐다. 박람회에선 탈북민의 간증, 북한선교의 실제 이야기, 다양한 선교자료와 기도 제목, 통일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 등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오는 8월 4일엔 대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에서 주니어쥬빌리 청소년 통일 캠프가 열린다.
같은 날 6·25전쟁에서 조국을 지키다 순직한 희생자를 위해 기도한 교회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 아현감리교회(김형래 목사)는 강원 홍천에 있는 육탄용사 충용탑에서 참배 예배를 드렸다. 이곳은 1951년 중공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수류탄을 껴안고 산화한 국군 장병 11인의 희생을 기리는 장소다. 이들 가운데 특공대 소대장이었던 박준수 중위는 생전 아현교회 장로로 섬겼던 인물로 교회는 해마다 현충일을 전후해 충용탑을 찾아 그의 희생을 기리고 있다. 참배는 묵념과 기도 등 간소한 예식으로 진행됐다.
경기도 안양 새중앙교회(황덕영 목사)는 이달 중 경기도 파주 지역에서 북한선교 아웃리치를 실시한다. 교회 전 세대가 참여하는 연합사역은 파주 지역의 70여개 교회가 함께하며 복음 통일의 비전을 지역 교회와 나누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황덕영 목사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북단 지역에서 진행되는 아웃리치를 통해 통일을 기도해온 한국교회가 실제 행동으로 응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는 통일을 단지 기도 제목이 아니라 실제 준비해야 할 과제로 설정했다. 황 목사는 “통일 이후를 염두에 두고 당장 북한 전역으로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는 복음 전파를 위한 붕어빵 전도 트럭을 최근 새로 마련했고 숙소 확보가 어려울 것을 대비해 성도들이 텐트를 치고 숙박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접경지역 예배와 사역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통일 이후 현장에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실제적 훈련이라는 설명이다. 황 목사는 “통일이 오면 지체 없이 복음을 들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이미 통일된 것처럼 행동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글·사진=유경진 손동준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