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와 족속, 언어가 한 자리에”… 핀란드 PWC 성료

입력 2025-06-08 16:48
제 27회 세계오순절대회(PWC) 마지막 날인 지난 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아이스홀에서 패널 대화를 진행하는 에드 스테처 미국 탈봇신학교 학장. PWC 제공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이들이 함께 있는 이 아름다운 무대와 순간을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요. 요한계시록 7장의 그 장면이 실제로 오도록 말입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아이스홀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오순절대회(PWC) 마지막 날 오전,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하나님의 방법’에 대한 패널토크를 진행한 에드 스테처 미국 탈봇신학교 학장은 우간다, 영국, 독일, 미국에서 온 네 명의 토론자를 바라보며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하나님의 사명은 나라와 민족과 대륙의 경계를 넘는다’는 것이 역대 가장 다양한 국적과 인종이 어우러진 이번 대회가 남긴 의미이자 과제라는 취지였다.
제 27회 세계오순절대회(PWC) 마지막 날인 지난 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아이스홀에서 에드 스테처 미국 탈봇신학교 학장과 패널들이 함께 대화하고 있다.

스테처 박사의 질문에 패널들은 “교회를 넘어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는 항상 밖을 바라보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성령은 교회를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이 자리에 함께 앉아있는 것부터가 시작 아니겠나. 세계 교회가 함께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것이 진짜로 열방을 제자 삼는 것이다” 등의 메시지는 “나가서 제자 삼으라(Go & make)”는 이번 대회 주제로 이어졌다.

제27회 세계오순절대회(PWC) 마지막날인 지난 6일(현지시간) 설교하는 테오 하야시 브라질 목사.

실제 97개국에서 온 4600여명이 참여한 이번 대회에선 청중뿐 아니라 무대에 선 목회자와 전문가들의 국적과 연령, 성별 등의 다양성도 특히 눈에 띄었다. 미국의 릭 워렌 목사,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남수단의 인권운동가 드니 무퀘게 박사, 세계오순절협회(PWF) 총재 윌리엄 윌슨 목사, PWF 새 사무총장이 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등 존경받는 목회자들이 대회 첫날 무대에 올라 복음의 본질을 일깨웠다면 둘째 날 저녁 예배는 여성 목회자인 크리스틴 케인 목사가, 셋째 날은 브라질의 일본계 목회자로 주목받는 테오 하야시 목사가 설교를 맡아 영적인 자극을 더욱 갈망하는 청년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했다.

핀란드 헬싱키 아이스홀 외부에 설치된 텐트에서 '젠지, 알파세대, 그 이후'를 주제로 한 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 아이스홀 외부에 설치된 텐트에서 '젠지, 알파세대, 그 이후'를 주제로 한 워크숍이 열리고 있다.

특히 2~3일 차에 마련된 강연과 28개의 워크숍에선 기후 정의, 디지털 선교, 차세대 리더십, 세계 선교 전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 여성, 글로벌 전문가들이 참여해 미래 교회의 방향성과 도전 과제를 나눴다.
제 27회 세계오순절대회(PWC) 마지막 현장. 기도하며 찬양하는 청중들.

모든 프로그램을 끝내는 마지막 예배의 현장에선 말 그대로 모두가 어우러지는 뜨거운 기도와 찬양이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윌슨 회장은 “당신 옆 사람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하자 청중들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기도의 인도자가 됐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청년과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옆의 청년, 서로를 끌어안은 백인과 흑인,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높이 들고 뜨겁게 눈물을 흘리는 이들까지 30분에 걸친 기도와 찬양의 시간이 계속됐다.

제 27회 세계오순절대회(PWC) 마지막 현장. 기도하며 찬양하는 청중들.

한편 대회 마지막 날 오전엔 예배 시작에 앞서 이번에 새로 선임된 PWF 집행부를 소개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이번에 발표된 집행부엔 첫 한국인 사무총장이 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함께, PWF 역사상 첫 여성 집행위원이 된 태국의 왈라파 위사와숙몽촐 박사가 눈길을 끌었다.

세계오순절협회(PWF) 새 집행부로 선출된 위원들. 한국인 첫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이영훈(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목사와 첫 여성 집행위원이 된 왈라파 위사와숙몽촐 목사(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눈에 띈다.

윌슨 PWF 총재는 2019년 캐나다 캘거리 PWC 대회장이었던 데이비드 웰스 목사부터 지난 대회였던 2022년 서울 PWC 대회장 이 목사, 이번 헬싱키 대회를 주관한 에스코 마티카이넨 목사, 그리고 오는 2028년 필리핀 마닐라 대회를 맡게 된 데이비드 섬럴 목사를 무대로 올려 감사의 박수를 전했다.

오는 2028년 제 28회 세계오순절대회(PWC)를 개최하게 된 필리핀 마닐라의 데이비드 섬럴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섬럴 목사는 “필리핀 날씨는 핀란드 같진 않을 거다. 쓰나미가 있는 나라인데, 거기서 성령의 바람을 일으켜보자”고 포부를 밝혔다. 섬럴 목사는 앞서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PWC 대회는 이제 계획해 가야겠지만, 우선 먼저 지역의 교회들을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교회들이 기도하고 전도하고 리더들을 세우도록 돕고 싶다”며 “필리핀의 오순절 교회들이 더욱 강건해지도록 돕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헬싱키(핀란드)=글·사진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