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26·NH투자증권)가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 원) 5연패에 실패했다.
박민지는 8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CC(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보기 3개에 버디 2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공동 40위 권으로 대회를 마쳤다.
박민지는 2019년에 창설된 이 대회에서 2021년 대회부터 작년까지 내리 4연패를 거뒀다. KLPGA투어 단일 대회 최다 연승이다. 이번 대회는 5연패 도전이었다.
단일 대회 5연패는 112년 역사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서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에서 개최된 미즈노 클래식에서 딱 한 번 기록했을 정도의 대기록이다.
박민지는 대회 개막에 앞서 “‘단일 대회 5연패’ 기록 도전은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하고 영광스러운 기회”라며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이라 믿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독하게 플레이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린 플레이에서 애를 먹은 게 부진 원인이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를 바꿨는데 기대했던 것만큼 효과가 좋지 않았다”라며 “다음 대회 부터는 예전의 퍼터를 다시 사용할 생각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너무 아쉽다. 하지만 5연승은 쉽지 않았다. 4연패도 하늘이 내렸다고 생각한다”라며 “코스도 달랐고 시기도 달랐다. 작년에 딱 한 차례 우승한 것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였다”고 했다.
박민지는 “엄청난 경험이었다. 4연패도 대단한 거라 다른 선수가 빨리 또 깼으면 좋겠다”라며 “5연패에 대한 심적 압박은 없었다. 그냥 그 제 플레이를 잘 못하고 오히려 성적을 신경 쓴 것 같아서 그게 좀 아쉬울 뿐이다”고 했다.
그는 부진의 가장 결정적 윈인은 헤드업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박민지는 “어느 순간 내가 헤드업을 하고 있더라”며 “이미 치기 전에 공은 머리나 홀컵에 가 있었다. 아마추어 뿐만 아니고 프로들도 성적에 신경 쓰다 보면 머리가 나가는데 나는 너무 앞서 나갔다. 그런 행동이 없을 때 성적이 잘 나왔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민지는 내주에 열리는 메이저대회 DB그롭 한국여자오픈을 비롯해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는 “욕심이 좀 생겼다”면서 “샷이 너무 좋다. 이번 대회에서 1~2 m 퍼트를 10개 이상 놓쳤다. 3일 동안 퍼트가 너무 안 되었을 뿐 샷이 좋기 때문에 잘 못하는 것들을 좀 더 보완하면 잘 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민지는 작년까지 8년 연속 우승 등 통산 19승을 거두었다. 올해 1승을 추가하면 9년 연속 우승에다 KLPGA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인 20승을 채우게 된다.
그는 “9년 연속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라며 “다음주 한국여자오픈에서 좋은 기억이 있는데 기록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전해 보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박민지는 2021년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올해 대회는 오는 12일부터 나흘간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다.
원주(강원도)=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