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이일희(36)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12년 만의 통산 2승 기회를 잡았다.
이일희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 코스(파71)에서 열린 숍라이트 클래식(총상금 175만 달러)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 합계 11언더파 131타를 기록한 이일희는 제니퍼 컵초(미국), 사이고 마오, 후루에 아야카(이상 일본), 엘리자베스 소콜(미국) 등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전날 8타를 줄여 공동 선두에 나선 데 이어 단독 선두로 올라선 이일희는 남은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를 지킨다면 2013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제패 이후 12년 만에 LPGA투어 정상에 오른다.
이일희는 2018년 이후 시드가 없어 투어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연간 1, 2차례 출전 기회를 활용해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올해도 이번이 두 번째 출전이다. 첫 출전은 예선을 치러 나섰던 US여자오픈이다.
이번에 우승하면 단숨에 투어 카드를 손에 넣게 된다. 톱10에만 들어도 다음 대회에 출전권이 주어진다.
10번 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일희는 전반 9홀에서 4타를 줄이며 고공 행진을 했다. 하지만 8번 홀(파4) 더블보기가 뼈아팠다. 다행히도 9번 홀(파5) 버디로 기분좋게 라운드를 마쳐 1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임하게 됐다.
경기를 마친 이일희는 LPGA투어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은 완전히 다른 날이었다. 완전히 다른 날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라며 “이제 골프를 즐기면서 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지금은 단지 골프를 즐기고 있을 뿐이다”고 했다.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US여자오픈에서도 공동 4위에 입상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사이고는 이날 6타를 줄여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사이고는 3번 홀(파5)에서 600만분의 1 확률인 앨버트로스(더블 이글)을 기록하며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통산 3승의 컵초는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아 우승 기회를 잡았다. 작년 7월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루에는 5언더파 66타를 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날 공동 선두였던 소콜은 2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2위로 내려 앉았다.
이일희와 동갑내기인 이정은은 5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6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임진희(26·신한금융그룹)은 공동 12위(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 김세영(32·스포타트)은 공동 2위(중간합계 6언더파 136타)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다.
지난주 US여자오픈에서 선전했던 윤이나(21·이상 솔레어)는 컷 탈락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