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온 황태자도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T1의 ‘오펠’ 강준호는 7일 서울 송파구 DN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5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 스프링 준결승전에서 ‘줍줍’ 파타나삭 워라난(디플러스 기아)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대 1로 이겼다.
강준호의 ‘이기는 축구’가 돋보이는 한판이었다. 강준호는 중원에서의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동시에 빠른 역습으로 골을 넣는 효율적인 축구를 했다. 선제골을 넣으며 반드시 경기를 이기는 개인 기록도 깨지지 않았다.
태국에서 온 강자 워라난은 8강을 넘으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8강까지 공격 축구를 구사하며 서사를 썼지만 강준호의 ‘늪 축구’를 넘어서는 데 실패했다.
첫 세트에서 강준호는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원하는대로 주도했다. 정규시간 동안 2골을 넣고 1실점에 그치며 승리를 따냈다. 다음 세트에선 정규시간 3대 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가운데 연장전에서 강준호가 추가 득점 후 수비를 끈질기게 해내며 4대 3으로 마무리했다.
3세트 워라난이 반격했다. 이번엔 워라난이 선제골에 성공한 뒤 파상공세를 벌여 3대 1로 승리를 따냈다. 마지막 세트에선 치열한 중원싸움이 벌어진 가운데 강준호가 2골을 넣은 뒤 아타난의 파상공세를 1골로 수비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를 마친 뒤 매체 인터뷰에서 강준호는 “굉장히 잘하는 선수라 긴장했는데 크로스와 중거리 플레이가 잘 통해서 이겼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전 상대인 ‘별’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플레이를 즐겨해서 그에 맞춰 준비했는데, 오늘은 제가 중거리 슛을 열심히 준비했기에 패턴대로 플레이했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서 최대한 전방 압박하고 제 진영으로 들어오면 협력 수비를 했다”면서 “안정적으로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실점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강준호는 앞선 8강에서 승리 후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 경기에 대해 그는 “중거리와 크로스를 많이 연습해서 골을 많이 넣었다”면서 “상대도 공격을 잘해서 골이 많이 나온 경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 통틀었을 때 오늘 경기는 10점 만점에 8점이다. 빌드업 과정에서 잘리고 수비가 아쉬웠지만 그 외엔 괜찮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개인 통산 첫 우승을 노리는 강준호는 “결승전 긴장되겠지만 상대 특징에 맞춰 최선 다하겠다”면서 “성불에 의미 두진 않고 게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T1 소속이 적잖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힌 강준호는 “팀에 슈퍼스타가 있기 때문에 명성에 누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이다. 저도 ‘페이커’ 선수 따라서 우승하고 싶다”면서 웃었다.
또한 이번 대회 첫 유관중 경기에 대해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재밌었다”면서 “온라인 상으로도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계신데 잘 준비해서 결승에서 좋은 결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