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가운데 총파업을 잠시 멈춘 현충일 연휴(6~8일)에도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9일 파업 재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 전국 자동차노동조합 연맹 광주 지역버스 노동조합 관계자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5일 총파업을 시작한 뒤 사측에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취지로 8일까지는 잠시 파업을 멈추기로 했다”며 “하지만 아무런 연락도 없어 사실상 파업을 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는 최근 지방노동위원회 중재 임단협 3차 조정에서도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 5일 11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다만, 노조 측은 현충일 연휴 3일 동안은 파업을 일시적으로 멈추고 사측에 대안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날과 이날 광주 시내버스는 전 노선에서 정상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안 등을 놓고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9일 파업 재개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노조 측은 전국 17개 시·도 중 광주 시내버스 운전원 임금이 전국 꼴찌 수준인 만큼 임금 8.2%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시내버스 적자에 해마다 혈세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요구를 반영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10년차(4호봉) 운전원 기준 서울 시내버스 운전원과 광주 시내버스 운전원의 임금 격차는 월 65만원 수준이다. 또 부산 시내버스 운전원과는 월 40만원 차이였으나, 최근 부산 운전원 임금이 10.48% 인상되면서 임금 격차는 월 96만원 상당으로 더 벌어졌다.
이에 대해 노조 한 관계자는 “노동자들도 광주 시민인데, 임금이 전국 꼴찌 수준”이라며 “광주시가 여력이 없다고만 하면 곤란하다. 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광주 시내버스는 매년 적자보전에 1000억원이 넘게 들어 광주시의 재정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광주 시내버스는 해마다 광주시가 운송원가에서 운송 수입을 제외한 운영 적자를 회사에 지원한다. 준공영제 도입 당시인 2007년 196억원 수준이었던 재정지원 규모는 코로나19로 운송 수입이 크게 줄어든 2020년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2023년과 작년엔 13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목적은 안정적인 시민 편의 제공인 만큼 노조는 시내버스 파업을 철회하고 사측과 대화를 통해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