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 도중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충현(50)씨의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태안화력 故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와 사회대전환연대회는 현충일인 6일 서울역 인근에서 추모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유족과 동료, 시민 등 약 3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참석했다. 이들은 “더 이상 죽지 않게 대통령이 해결하라” “위험의 외주화 중단, 정규직화 이행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김씨의 동료인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 발전비정규직지회장은 “고인의 사망은 사측의 타살”이라고 주장하며 “유가족을 위로할 유일한 길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원청의 진심 어린 사죄뿐”이라고 말했다.
6년 전 같은 발전소에서 숨진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김용균 재단 이사장)도 “아들 잃은 (발전소) 9·10호기에서 다시 사망 소식을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해 더 참담하다”며 “산업안전보건법을 넓게 허용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해 산재 사망 없는 선진국을 만드는 데 국민 모두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김씨의 사무실 책상 위에 ‘이재명과 기본소득’이라는 책이 펼쳐진 채 놓여 있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만나 달라고 요구했다. 또 참가자들은 추모 문화제를 마친 뒤 대통령실을 향해 행진했다.
한전KPS의 하청업체 한국파워O&M 직원인 김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30분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선반작업 도중 기계에 끼여 숨졌다.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이 위탁한 업무를 재차 위탁받은 2차 하청업체 소속으로 작업하다 발생한 사고였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