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유치원 아동학대 항소심 “아동 진술 믿기 어려워”

입력 2025-06-06 13:39
국민일보DB
5년 전 전북 전주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혐의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교사 2명이 항소심에서 각각 무죄와 선고유예를 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3-2형사부는 지난 1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유치원 교사 A씨와 B씨에 대해 검찰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원심에서 A씨는 무죄, B씨는 선고유예를 각각 선고받은 바 있다.

A씨와 B씨는 2020년 전주 덕진구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며 아동들을 때리는 등 학대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한 피해 아동의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교사가 아이의 이마와 다리 등을 때리는 등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학대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피해 아동들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고 그 이유에 관해 사정을 들어 적절히 설시했다”며 “A씨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B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은 B씨의 자백과 보강증거인 CCTV 영상이 인정된 것일 뿐, 피해 아동의 진술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증거로 제출된 CCTV 영상에는 B씨가 아이의 팔을 잡아당기는 등의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해 아동에 대한 훈계 과정에서 저지른 것으로서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해 아동에게 신체적 외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그 외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피해 아동과의 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