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금액이 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해외 건설 수주액은 105억3786만 달러(약 14조3188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2억615만 달러 대비 20.2% 감소한 수치다.
중동 지역의 감소 폭이 컸다. 중동 수주는 98억353만 달러에서 55억9285만 달러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수주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6% 줄어든 26억3807만 달러에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유 수요 부진으로 최근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
주요 수익원인 원유 생산량을 자발적으로 감산하며 보수적 재정 기조를 유지해온 탓에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 2030년 리야드 엑스포, 2034년 월드컵 등 대형 국제 행사 개최를 준비 중이어서 당분간 큰 지출이 필요한 사업 발주가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북미·태평양 지역과 유럽 지역의 수주액은 각각 24억5966만 달러, 9억2251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63.7%와 156.9% 증가한 것이다. 북미·태평양은 공장 건설공사 확대와 호주 나와레 배터리 저장 시스템(BESS) 프로젝트 수주 영향이 컸다.
수주 실적을 공정별로 보면 산업설비(63억197만 달러)가 전체의 59.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건축(25억1830만 달러) 23.9%, 토목(6억1665만 달러) 5.9%, 전기(5억6499만 달러) 5.4% 등 순이다.
기업별로 보면 총 42개 건설사가 36개국에서 수주 성과를 냈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실적으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 지역에서 국영 에너지 기업 타카(TAQA) 자회사와 계약한 4억8139만 달러 규모의 가스 화력 발전 플랜트 건설 사업이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