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 주니퍼’ 출시 다음달 벤츠·BMW 제쳤다

입력 2025-06-05 17:09

테슬라가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에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모델Y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자마자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를 제쳤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선 저조한 성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에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들어온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 657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7.7% 증가하며 국내 수입차 판매량 ‘톱2’에서 내려올 줄을 몰랐던 벤츠(6415대)와 BMW(6405대)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이어 포르쉐(1192대), 렉서스(1134대), 볼보(1129대), 아우디(1022대), 도요타(725대) 순이었다.

지난 4월 출시한 신형 모델Y가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모델Y 판매량은 테슬라 전체의 94.9%에 달하는 6237대를 기록했다. 벤츠 E클래스(2317대)와 BMW 5시리즈(2092대)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순수 전기차 모델 중에선 모델Y의 뒤를 이은 BYD(비야디)의 아토3(513대)보다 12배 이상 많이 팔렸다. 신형 모델Y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업계에서는 내·외부 디자인이 완전변경 수준으로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들쑥날쑥했던 테슬라의 한국 공급 물량이 지난달 집중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한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독점적 점유율을 차지했던 테슬라는 최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테슬라의 올해 1~4월 판매량은 유럽에서 34.6%, 북미에서 9.1% 줄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에 미국과 유럽 소비자가 반감을 가지면서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거센 공세도 ‘테슬라 천하’를 저물게 했다. 이로 인해 남게 된 물량을 한국에 투입했다는 의견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테슬라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은 한국에 공급 물량을 늘린 게 국내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